경주 설은재
기록 모임 서록서록이 만들어 준 친구, 요정.
지난번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카페에서 만났다면
이번에는 요정이 신중하게 고른 찻집이다.
설은재
차란 -
조용한 별채 티룸.
나무로 만든 테이블과 아기자기한 소품
은은하게 빛이 투과되는 하늘한 천에는 수묵화가 그려 있다.
정사각형 소반에 담겨 온 오늘의 차.
동글한 다기도 귀엽고
하늘한 라이스페이퍼 꽃잎 속에는 무화과 한 점.
공간도 메뉴도 참 요정다워 :)
차를 내어 온 직원분이 알려준대로
조심스레 차를 내려본다.
찻잎에 물을 부어 하나 둘 셋 넷 다서엇-
찬찬히 세고 옮긴 뒤 한번 더 작은 찻잔에 부어 마시기.
내가 고른 차는 계화오룡.
부드러우면서 담백하게 넘어간다.
요정아, 내가 2년동안 너무 잘 들어서 블로그에 포스팅한 가방이 있거든
그런데 그 글을 브랜드 대표님이 읽고는 가방을 선물해 주신거야 -
하고 재잘재잘 하는데
요정은 그 순간에도 이렇게 어여쁜 사진을 남겨주었다.
어떤 사진에는 찍는 사람의 따뜻한 시선도 담기는구나.
뜬금없이 우리도 왓츠인마백 이런거 해보자! 하며 파우치를 주섬주섬 꺼내는 중
친구끼리 만나면 원래 무맥락 저세상 흐름으로 대화 이어지는거 맞쥬?��
올리브영 탈탈 턴 것 같은 나의 화장품과
백화점 1층 향기 물씬 풍기는 요정의 파우치 속
디저트에 데코되어 나온 남천 잎과 열매를 슬쩍 가져다 놓았더니 느낌 있는걸?
우리는 기록 모임으로 알게된 사이니까
오늘의 메인 이벤트는 함께 기록하기.
처음엔 재미있는 이야기를 써 봐야지! 하고 시작한 서록서록인데
어느 순간부터는 펜의 방향이 온전히 나를 향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어떤 주제를 주어도 결국은 내 이야기를 하게 되니
네달차 기록 모임 동지와는 서로 백여개의 속 얘기를 나눈 셈.
아마 어떤 친구와도, 매일 부대끼는 가족에게도
이렇게 속속들이 나를 꺼내 보이지는 않았을걸요.
그래서 급속도로 친해진게 아닐까, 하고 쓰면서 생각해 본다.
이히
오늘의 기록이 완성되었습니다 -
요정은 내 선물로 서록서록 기록노트를 가져왔고
나는 여행지 여기저기서 모은 잡동사니들과
요정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분홍장미를 준비했다.
그간 일어난 일들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데 멈춘 일들을 나누면서
좋다! 우리 시작해보자! 한 번 해 보자! 하고 결의를 다진다.
우리는 아무래도 서로 다독이면서 발전하는 사이가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