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교촌마을 하우스오브초이 • 조경가 전용성 강의 후기
경주 한옥조경의 과거와 현재, 미래 _ 조경가 전용성
교촌마을에서 요석궁과 이스트 1779를 운영하는
하우스오브 초이에서 주최한 전통 조경 강의에 다녀왔다.
요석궁에서
요석궁 조경을 담당한 전용성 조경가님의 강의.
여쭈어 보고 싶었던 건
" 요석궁의 조경은 전통조경 양식과는 분명 거리가 있음에도
한국적인 바이브을 주는 이유는 무엇인지 " 였다.
정오무렵 소나무 가지의 그림자가 바닥에 얼기설기 무늬를 만드는 요석궁 입구.
소나무들이 몸을 굽혀 집에 절을 하고 있다.
대체로 비어있는 전형적인 마당과는 달라서 낯설게 아름답다.
오래된 소나무가 사계절 푸르름을 담당한다면
아이레벨에서 보이는 초화류는 계절마다 피고 지며 풍성하게 -
수종으로나 식재 패턴으로나 한국적인것을 고수하기 보단
계절감과 색감, 식물의 질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곳을 채우고 있던 나무를 덜어내는 작업을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동선상에 일부러 놓은 석재 의자에 앉으면
낮은 레벨에서 정원을 볼 수 있다고 설명하시는 중
의자에 앉아 올려다 본 소나무는 이런 모습.
구불하게 뻗어 나가는 소나무의 표피가 시야에 선명하게 들어온다.
눈향 덤불 뒤에 조용히 눈 감고 있는 작은 불상.
조선시대 양반가 마당에 불상을 두었을리 없으니 추측건대 추가된 오브제일텐데
지난번엔 부처님 너무 귀엽다며 연신 사진을 찍는 주영이에게
근데 이건 너무 오리엔탈리즘적인 소품 아니냐며 엣헴엣헴 했었다. (상꼰대다)
열린 문이 만드는 프레임과 그 안에 담긴 자연.
내가 사랑하는 한옥 모먼트 :)
조경가님의 이야기와 나의 감상을 섞은 질문의 답
: 한국 전통 조경을 고수하는데 목매기 보다는
오랜 시간의 켜에 고택과 소나무 거목
작금에 맞는 아름다움을 더해서 계절 초화류와 오브제
공감대를 형성하는 새로운 한국 전통 조경을 제안하는게 조경가의 역할일 것이라고.
카페 East 1779
점심 식사를 하고 방문한 이스트 1779.
하우스오브 초이 대표님의 브리핑이 인상적이다.
너무나 모던한 이 카페는 천마총에 들어 온듯한 분위기를 의도했고
포석정을 모티브로 카페 전체를 휘감는 곽철안 작가의 아트퍼니처를 배치했다고
그래서 이 공간이 특별해진 거구나 -
하우스오브초이가 지향하는 The Future Memory가 카페에 구현된것.
인사이트
이스트 1779에 올 때면
곡선의 나무과 석교, 계절 따라 변하는 식물은
직선적이고 명도가 낮아 차분한 건축 공간과 대비되며 생기와 활력을 담당한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창 밖으로 보이는 조경이 건물을 '눌러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기에
시각의 차이가 이토록 클 수가 있구나 싶어 흥미롭다.
조경 이야기를 실컷 듣는것도 신났지만
나보다 오래, 다양한 경험을 해 온 어른에게 듣는 인생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좋았다.
책 많이 읽고 사유하라는 말씀은 새겨듣겠습니다아 -
예상치 못하게 했던 자기소개시간에
"강의를 들으니 제가 쌓았던 조경 경력이 쓰임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고 지껄여버렸는데 마음의 소리였나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