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복합문화공간 mrnw
집에 올리브유도 생지도 토마토 소스도 똑 떨어졌다.
코스트코에 갈 때가 되었다는 뜻.
일어나자 마자 '동물 친구들 보러갈래!'를 외치는 삥과
어설픈 데 가면 툴툴대는 까다로운 아내를 둔 훈이
코스트코 가는 길에 커피 한 잔 하자며 데리고 간 곳, mrnw
카페존
아빠 빵 주세요 우다다다
배고프고 머리도 멍하니까 단거하고 커피 빨리요 -
볼거리에 힘을 준 대형카페는 커피나 베이커리 맛이 아쉬운 경우가 많은데 음식의 비주얼도 맛도 보통 이상.
실내외는 노출콘크리트 마감인데 갓도다다오님, 한국 카페에서 당신의 영향력은 어디까지입니까
특이하게도 색이 은은한 살구색이라 따스한 분위기를 준다.
층고가 높고 공간이 넓어 전시공간 / 상업공간으로도 이용된다고.
처음부터 복합 문화공간으로 계획한 듯 하다.
건축
타원형 중정과 계단이 만드는, 곡선과 직선의 독특한 구조를 바라보고 그 속을 거니는 경험.
위로는 초가을 하늘이 뻥-
아래는 초록 나무가 푸릇푸릇
건물이 자연을 담는 그릇이 되어 삭막하지 않다.
가운데를 원형으로 뚫은 구조 탓에 서촌 브릭웰 건물이 떠오르기도
삥이도 신기했는지 연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한다.
계단 아래가 훤히 보여서 고소공포증 있는 엄마는 조마조마 호달달달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으로 이동하는 구조. 기저귀 갈이대같은 아이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없다.
그래서인지 24개월 이상 아이들만 출입할 수 있다는 안내문이 있다.
건물의 중정은 연회색 쇄석이 깔려 있는 드라이가든.
마침 선글라스 브랜드에서 팝업행사를 하고 있다.
서늘하고도 따뜻한 살구색 콘크리트 마감의 매력
삥이가 세모다 ! 하면서 와다다 뛰어간 가벽.
마침 삼각형을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그림자도 멋져.
맥문동 정원
이제 정원을 감상할 차례.
소나무 아래에 보라색 맥문동꽃이 만개했다.
삿포로에 라벤더가 있다면 코리아에는 맥문동이 있다구!!
이곳의 특이한 점은 식재 레벨을 동선 레벨보다 낮게 설정해서
맥문동 꽃구름 위를 걷는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어쩐지 더 몽환적인 느낌이다.
나 점점 조경 우수사례 답사 보고서 쓰고 있네. 큰일이네
거위 가족
드디어 거위가족을 만났다!
거울이 있어서 정원도 확장되어 보이고 거위도 더 많아 보이지만 사실 네마리.
뽀용하고 새하얀 가슴털, 우아하게 긴 목, 주황색 부리와 물갈퀴 달린 발, 높낮이가 다른 구구구 소리까지.
너희 참 멋지구나, 삥이만큼 나도 반갑다 얘들아
겨울에 구스다운 점퍼 입고는 미안해서 못만날듯
정적인 정원에 활기를 주는 녀석들.
살아있는 조각같은 거위들이 사랑스러워서 졸졸 따라다니며 밥먹고 물 마시는 것 까지 구경했다.
삥아, 동물친구들 이제 많이 봤지?
지방은 복합 문화공간의 불모지라고 생각했는데
또 퇴사한지 막 일년이 되는 시점이라 직업인이었던 나는 거의 희석되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잘 짜여진 공간을 만나니까 반가우면서도 마음이 복잡해진다.
나는 여전히 조경일 하는 사람의 시선으로 공간을 낱낱이 분석하고 있구나 -
에이 몰라 까꿍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