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로 해외봉사 동행 다큐멘터리 촬영을 갔다와서
1월 6일, '내가 살면서 과연 이 시간에 몇번이나 일어날까' 싶을 이른 새벽에 나를 깨웠다.
태고종 스님들과 함께, 중국과 라오스의 국경을 마주하고있는 베트남 디엔비엔성 지역으로 떠나는 해외봉사 일정을 담기 위해서다.
국민들의 가슴에 큰 충격을 준 제주항공참사가 일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비행기에 탑승부터 걱정되기 시작한 나의 동행 다큐 촬영은 불편한 마음이 가득이였다.
하지만, 내가 했던 근심과 걱정은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카메라 렌즈 너머로 바라본 세상은 때때로 현실보다 더 선명했고 더 가혹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촬영 일정 중 유니세프에서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보육시설 'SOS 어린이마을'을 방문했고
카메라를 들고 문을 넘는 순간,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이 나를 맞이했다.
그곳의 아이들은 예상보다 훨씬 밝았으며, 환하게 웃고 장난을 치고, 신나서 춤을추었다.
그렇지만, 렌즈를 내려놓고 마주한 아이들의 눈동자 속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숨어 있었다.
"삶의 환경이 다르다 보니 아이들의 양육상태가 한국 아이들과 다른 차이점이 있으니까 짠한 느낌이 든다"
같이 동행한 한 스님이 했던 인터뷰의 내용이다. 나 역시 같은 감정이 교차했다.
나는 아이들이 너무 이쁘고 귀여워 촬영 도중 사진을 같이 찍자는 제스처를 취했고
처음보는 나에게 아이는 얼굴을 가깝에 붙이고 눈빛으로 이야기하는 듯 했다
"삼촌 고마워요! 같이 사진 찍을래요!"
셔터를 누르는 순간, 아이의 얼굴에 번진 미소는 너무나 해맑았다.
그러나 그 미소가 내 마음을 더 무겁게 했다. 저 작은 어깨 위에 어떤 이야기가 쌓여 있을까.
그래도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아이들을 내가 혼자 짠하게 보고 안쓰럽게 보는건 아닐까 경계도 했지만,
나에게는 보람 뒤에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이 가득했다.
1주일간의 촬영을 마치고 돌아와 촬영물을 확인했을 때, 카메라에는 수백 개의 영상이 있었다.
하지만 내 기억 속에 남고 마음 속에 맴돌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보내준 마지막 인사,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심으로 건넨 포옹 보다도
내가 차마 담지 못한 아이들의 이야기, 미소 뒤에 숨겨진 무게였다
내가 담은 화면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작은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 아이들의 웃음을 보러 가고 싶다는 마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