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과 공허 사이

나를 마주하는 시간, 나를 되돌아보고 나를 찾아서

by 김영재

이번 설 연휴는 유난히 달콤했다. 오랜만에 푹 쉬었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따뜻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첫 해외여행을 떠나셔서 나 또한 너무 기뻤고 좋았다. 한껏 느긋해진 하루하루가 행복해서,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행복 한편에는 알 수 없는 공허함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남들처럼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휴이고, 분명 쉬고 싶어서 쉰 건데, 충분히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마치 어딘가로 떠나야만 이 답답함이 풀릴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연휴가 끝나갈 무렵부터 항공권과 숙소를 며칠째 들여다봤다. 어디든 떠나고 싶었다. 낯선 풍경 속에서 이 막연한 답답함을 떨쳐버리고 싶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연휴가 아니면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 그리고 말로 다 할 수 없는 여러 고민들이 발목을 붙잡았다.


그러던 어느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지금 이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떠난다고 해서 내가 만족할까?"


나는 흔히 말하는 MBTI의 'P' 유형, 즉흥적인 사람이지만, 내가 즉흥적인 사람이라고해서 이런한 즉흥성이

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로 떠나더라도, 내 마음속 불안과 공허함을 여행지에 두고 오지는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선택하기로 했다. '여행'이 아니라, '나만의 휴식'을 떠나기로. 하루를 온전히 나를 위해 보내는 것.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근사한 여행도 아니고, 좋은 풍경과 맛있는 음식들로 가득한 여행도 아닌 내 마음이 진짜로 차분해지는 시간을 갖는 것.


나는 곰곰이 생각해봤다. 언제 가장 여유롭고 차분해지는지. 그리고 그 답을 찾았다. 남들처럼 멀리 떠나지 않아도, 화려한 곳에 가지 않아도,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디에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내는가"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나는 지금부터 계획(?)을 세웠다.


내가 가장 편안해지는 방 한편에서 어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을지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누리기로 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어딜 떠나지 않아도, 이렇게 쉬어도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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