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니 그린그래스 Barney Greengrass
델리(dali)는 델리카트슨(delicatessen)의 줄임말로 치즈나 샐러드, 샌드위치, 베이글 같은 음식을 구매해 가거나 간단히 먹고 갈 수 있는 매점겸 간이식당을 뜻한다. 주인의 국적에 따라 음식의 종류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어쨌든 미국의 오피스 타운이라면 어디나 건물 하나에 하나 이상은 꼭 있는 평범하고 수수한 곳인건 틀림없다. 그런데 그런 델리 중 하나인 ‘바니 그린 그래스’의 수식어들은 남달랐다. 100년이 넘은 유대계 델리, 최고의 연어요리와 베이글, 제임스 비어드 상 수상 등등등… 아, 제임스 비어드 상(James Beard Award)이란 ‘셰프들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요식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이다. 수상자들은 업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사람들이고, 후보로 오른 것 만으로도 그 사람이 포함되어 있는 레스토랑은 화제의 가게가 된다.
바니 그린그래스라는 분이 자신의 이름을 간판으로 걸고 가게를 처음 시작한 것이 1908년. 지금의 어퍼 웨스트 자리가 아니라 할렘에 최초로 자리를 잡았다. 20여 년 뒤 지금의 자리로 옮겨 3대가 명성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 역사는 프린트 해 정성스레 코팅한 뒤 창문에 다닥다닥 붙여놓은 사진들과 액자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창업자와 후계자, 그의 가족들과 운영자들의 사진 사이사이에는 낯익은 얼굴들도 많이 보인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아담 샌들러, 제프 골드블룸… 이름만 들어도 굉장한 연예인들 사진을 구경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은 작은 식료품점처럼 물건들을 사서 나가는 곳이고 왼쪽은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으로 들어가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복잡하고 긴 메뉴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전채, 샌드위치, 오믈렛, 캐비아, 청어, 수프와 샐러드, 사이드, 디저트 타이틀 밑으로 설명이 긴 음식들의 이름을 살펴본 뒤, 우리는 노바 베이글 샌드위치와 청어, 훈제연어 오믈렛을 주문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살면서 먹어본 크림치즈 연어 샌드위치중 가장 맛있었다. 신선한 크림치즈도 맛있었지만 무엇보다 좋은 훈제연어가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맛이었다. 호기심 많은 푸들 양이 선택한 청어는 특이한 음식이었다. 처음 먹어보는 특유의 비릿함과 짠내 때문에 살짝 놀랐지만 구운 베이글을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으며 적응해가니 나름의 감칠맛이 느껴졌다. 전속 계약한 농장에서 들여오는 1급 계란에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 훈제연어로 만든 오믈렛 역시 말할 것도 없고.
그러고 보니 바니 그린그래스 홈페이지에서 인용한 뉴욕 매거진 기사가 생각난다.
“뉴욕에서 가장 유혹적인 픽업, 세대를 이어주는 진지한 샌드위치. 뉴요커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노바 스코샤와 철갑상어 샌드위치가 놓인 브런치를 위한 장소는 바니 그린그래스 뿐이다.”
위치 : 541 Amsterdam Ave. NY, NY 10024
전화 : 212-724-4707
오픈 : 화-일(08:00~18:00), 레스토랑 오픈 화-금(08:30~16:00), 토-일(08:30~17:00)
홈피 : www.barneygreengra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