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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nie Yang Apr 18. 2017

무엇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 (3/3)

이노베이터의 철학, 행복한 삶, 그리고 디자인씽킹

CARTHAGO DELENDA EST,  Don't be Googly.
(CARTHAGE Must Be Destroyed, Don't be Googly)


  '카르타고는 반드시 멸망할 것이다'라는 뜻으로 기원전 149년 3차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 군인들은 이 말을 품고 숙적 카르타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는 구글플러스가 런칭한 날 사방이 투명한 유리로 된 '수족관'으로 불리는 회의실에서 LockDown을 선언하면서 한 즉흥 연설의 문구이다. 그리고 7일간 회사에서 먹고, 자고, 씻는 전쟁에 돌입했다. 페이스북의 직원들은 포스터를 붙이며 마치 로마의 군인들처럼 의무를 다하기위해 모여들었다. 그리고, LockDown은 60일간이나 지속되었고 페이스북 로고가 박힌 후드티를 입은 직원들은 아무도 불만을 갖지 않고 개발에 몰두했다. [1]


  '무엇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 마지막 글타래를 이제서야 정리를 한다. 새로운 것을 찾기 위한 시간도 길었지만, 그보다 복잡한 머리속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린 탓이다. 너무 많은 정보들과 생각들속에 그 복잡함이 더해져서 머리속 간결함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진정한 고수는 심플함을 만들어 내는 것에 있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이런 면에서 나의 현재 상태는 아주 많이 멀었다 싶으며, 배우고 깨우칠 것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새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 되돌아 보면, '무엇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 두번째 글타래에서도 생각의 복잡함을 심플함으로 풀어내지 못하고, 날 것 그대로 표현되어 내가 봐도 복잡함이 느껴질 정도이니 나의 이 가벼운 내공이란 어찌해야 할련지. 아무튼 쉽지 않은 주제의 마지막 글타래에서는 이전 글타래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조금 더 인문학적인 접근을 통해서 이노베이터의 자기열망, 열정을 통해서 ‘행복한 삶', ‘후회하지 않는 삶'에 대한 고민들을 공유해 보도록 하겠다. [2]


  디자인씽킹에서 행복한 삶까지, 어찌 보면 서로 연결되지 않는 관계로 보인다. 그래서, 잠시 디자인씽킹에서 행복한 삶까지의 연결 관계를 간략히 확인해 보자. 디자인씽킹의 핵심 철학은 사람이며, 그 중에서 특히 이노베이터의 관점이 더욱 중요하였다. 이노베이터의 열정과 열망은 성공을 만들어 내는 데 핵심요인이었고, 그 열정과 열망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자율성과 본질에 대한 탐구'가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 대한 가치와 의미 부여를 통한 '몰입과 그릿'이 큰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몰입과 그릿의 근원을 확인해 보면, 개인의 삶에 대한 철학 그리고 행복한 삶에 대한 가치관의 정립이 필요하였다.

디자인씽킹과 행복한 삶과의 관계


  '무엇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의 1편에서 '이노베이터의 자율성과 본질탐구'에 대해서 확인해 보았다. 그리고, 2편에서는 '이노베이터의 몰입과 그릿'에 대해서 확인해 보았다. 1편과 2편을 꿰뚫는 핵심 철학이 있다. 바로 이노베이터 자신의 삶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다. 특히, 이노베이터의 본질, 철학에 대한 탐구에 깊이 들어가면 결국 마주하게 되는 것은 바로 죽음, 그리고 행복의 관점이다. '죽기 전, 후회하지 않는 삶',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떤 고민들이 필요하고 어떤 것들이 선행되어야 할지 동양 인문학의 고전인 '논어(論語)'를 통해서 확인해 보자. 논어에서는 즐거움, 행복을 어떻게 얘기하고 있으며, 공자의 삶을 통해서 어떻게 군자(이노베이터)로써 잊혀지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는지 확인해 보자.


  어느 날 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노 환공의 사당에 갔는데 그곳에 기괴하게 생긴 물건, '유좌기(宥坐之器, 유좌의 기물)'를 보았다. '유좌기'란 군주가 앉는 자리의 오른편에 항상 놓아 두고 항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물건으로 물을 부어 반쯤 차면 똑바로 서고, 물을 가득 채우면 넘어지는 것이다. 공자는 이 물건을 보고 자신의 마음을 알맞게 적정선으로 유지하여 너무 지나치지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하였다. 총명은 어리석음과 미련함으로 지키고, 공로는 양보하는 미덕으로 지키고, 용감함은 겁내고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지키고, 부유함은 겸손과 비천함으로 지켜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이 공자가 말한 '덜어낸다'의 진정한 의미다.

  그런데, 오늘날의 사람들은 살면서 항상 무엇을 더 채우려고만 하고, 어떻게 하면 더 보충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더 채울 것인가 하는 문제로 고민한다. 하지만 살아가는 데 있어 훨씬 중요한 것은 덜어내는 법이다. 원만하고 행복한 인생은 내게 무엇이 있는가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개 무엇이 없는가를 보는 것이다. 사람에게 돈과 권력이 행복을 주지 못하며, 다만 경박함, 초조, 탐욕, 작은 이익을 다투는 경쟁심, 세속적인 걱정을 덜어내면 행복해 질 수 있다. 이것이 없으면 마음의 평정을 이루게 되고, 그 상태가 곧 진정한 행복이라고 하였다. [3][4]

     <사진 출처:  http://m.blog.daum.net/songchen/15714269>


  논어의 '학이(學而)', '옹냐(雍也)', '술이(述而)'편의 구절을 통해서도 삶의 즐거움과 행복에 대한 공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공자는 '배움의 즐거움'에 대해서 특히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고 그 즐거움에 모든 근심을 잊어버린다고 하였다. 논어의 가장 첫 도입인 '학이'편의 첫 구절을 통해서도 배우고 깨우치고 토론하는 것의 즐거움으로 시작한다. '옹냐'편을 통해서는 아는 것을 넘어 좋아하고 그것을 넘어설 때 진정 즐길 수 있다고 얘기한다. '술이'편을 통해서는 '사람이 발분하면 먹는 것도 잊고, 즐거움으로 근심을 잊어 나이 드는 것도 모른다'고 하였다. (이는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또한, 수많은 공자의 제자 중에서 '안회'를 유독 사랑하고 아끼게 된 이유가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으로 생활속 실천이 이루어지는 공자의 경지를 '안회'가 이해하고 오히려 능가했다고 공감했기 때문이다. [4][5]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해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않은가? 친구가 먼곳에서 찾아 온다면 역시 즐겁지 않은가?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는다면 역시 군자답지 않은가?
<논어> 학이편(學而篇)

子曰: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자왈: "지지자는 불여호지자요, 호지자는 불여락지자니라."
해설: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
<논어> 옹야편(雍也篇)

葉公問孔子於子路, 子路不對. 子曰: "女奚不曰: '其爲人也,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
섭공문공자어자로, 자로부대. 자왈: "녀해불왈: '기위인야, 발분망식, 락이망우, 부지로지장지운이'?"
해설: 섭공이 자로에게 공자에 관하여 물었는데 자로가 대답하지 않았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왜 '그의 위인은, 분발하면 밥 먹기를 잊고, 즐거움으로 근심을 잊으며, 늙음이 곧 닥쳐온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그런 사람일 뿐입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논어> 술이편(述而篇)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그러면, 공자는 왜 유독 '배움의 즐거움'을 강조하였을까? 집, 학교, 회사, 지하철, 일상 속에서 공부하는 것, 배우는 것을 즐거워한 사람은 많지 않은데, 어떤 것을 깨우쳤길래 이천오백년전의 공자는 그토록 배움의 즐거움과 깨우침을 강조하였을까? 혹시, 공자는 인간이 죽기전 후회하지 않는 삶의 한 요소를 배움과 성장에서 찾은 것은 아니었을까? 즉,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을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였는데, 공자는 스스로의 깨우침이 경지에 이르러 이름을 남기는 것을 넘어서 득도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그래서 오늘날 성인으로 불리우며 영생의 길을 넘어선 것은 아닌지. 공자는 배움, 깨달음, 성장에 대해서 평생을 실천하였고, 그것을 수천의 제자들에게 전파하였다. 이런 삶을 산 공자가 바로 디자인씽킹에서 말하는 최고의 이노베이터 롤 모델이 아닌가 생각한다.


子曰: "吾十有五而志於學,三十而立,四十而不惑,五十而知天命,六十而耳順,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자왈: "오십유오이지어학, 삼십이립, 사십이불혹, 오십이지천명, 육십이이순,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

해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서른 살에 자립하였으며, 마흔 살에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 살에는 천명이 무엇인지를 알았으며, 예순 살이 되어서는 귀가 뚫려 한번 들으면 곧 그 이치를 알았고 일흔 살에는 마음속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법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논어> 위정편(爲政篇)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이제까지 논어와 공자의 삶을 통해서 '행복한 삶'과 '후회하지 않는 삶'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이것을 현대와 연결해 보면 이노베이터의 행복한 삶과 후회하지 않는 삶에서 일에 대한 열정과 열망을 지속시키고 동료들과 함께 즐기면서 삶을 사는 단계를 정리해 보았다.

[1단계] 자신에 대한 이해
  :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며,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자신이 왜 하고 있는지, 자신에게 후회하지 않는 삶은 어떤 것인지, 어떤 삶을 살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스스로 인지하는 단계. 논어 위정편에서 얘기한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라는 것은 자신에 대한 이해를 마치고 삶의 목적과 목표를 분명히 하였다고 할 수 있다.

[2단계] 일의 본질에 대한 이해와 즐김
  : 주어진 과제(일)에 대한 본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의미부여와 그것을 진정으로 즐기는 단계. 논어 옹냐편에서는 알기만 하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보다 못하다고 하였다. 즉, 일에 대한 그 본질을 잘 알고 즐길 수 있는 것이 두 번째 단계이다.

[3단계] 함께 할 동료와의 공감
  : 동일한 목적과 철학을 공감하는 동료와 함께하며 그 즐김을 배로 시키는 단계. 논어 학이편에서는 친구가 먼 곳에서 찾아 온다면 역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 주지 않더라도 노여워하지 않는다면 역시 군자답지 아니한가라고 하였다. 즉, 나를 찾아 주는 동료와 함께 공동의 목적을 위한 일을 할 때, 남이 알아 주지 않더라도 즐기는 삶을 살 수 있는 마지막 단계이다.


  '무엇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가' 세 글타래를 모두 엮어, 이노베이터의 '자율성과 본질탐구', 이노베이터의 '몰입과 그릿' 그리고 바로 위에서 설명한 세 단계를 모두 연계해서 Conceptural Map으로 표현해 보면 아래와 같다. 자기중심적 목적을 뛰어 넘고, 이타주의적 목적을 가지고 함께할 동료와 즐기는 몰입의 경지에 이를 때, '후회하지 않는 삶'을 넘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이상으로 '무엇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에 대한 글타래는 마무리 하고자 한다. 동양의 인문학을 넘어, 서양의 인문학 그리고 우리나라의 고전 등을 통해서도 더욱 스터디를 할 수 있을 듯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차후에 다시 생각의 정리가 마무리되면 공유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다음 글타래에서는 스탠포드 빌버넷 교수님의 '디자인 유어 라이프'에 대해서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디자인 유어 라이프'라는 책에서는 이 글에서도 설명한 첫 단계인 자신에 대한 이해를 위하여 스스로의 삶을 디자인하기 위한 예시들과 방법론을 설명하고 있다.


끝.


- Do First & Think Hard.


출처

[1] 저커버그는 어떻게 구글플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겼나     , TTIMES

[2] 무엇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가 (2/3) , Genie Yang

[3] 유좌지기, 계영배 - 가득 차면 엎질러지는 우리의 마음 그릇 , 네이버블로그(다빈치)

[4] 공자전 (도서), 바오펑산

[5] 논어(論語) (도서), 공자 지음, 김학주 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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