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얼마나 준비하고 있니?
_프롤로그#03

대한민국 진짜 사나이 99%를 위한 입대 정보수필

by 정보수필가 이경준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형의 물건들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점이 마냥 좋았고, 흘러 흘러 '100일'이 지나 형이 첫 휴가를 돌아와서 나에게 물어봤다.


"야, 넌 펌프(PUMP) 뭐냐?"


허.. 펌프가 뭐냐니, 이 아저씨 DDR도 모르겠구먼.. '아저씨 다 됐네..'라고 생각하면서 오락실에 데려다 줬다.


'2년 2개월'이라는 가요 가사와 같이 시간은 흘러 형은 제대를 했고, 나는 어느새 대한민국 고3이 되었다. 운 좋게도 대학 합격 통지를 확인하게 날, 바로 옆에 있던 형이 말했다.


"야.. 넌, 군대 갈 때 '장교'로 가라."


그 말 때문이었을까? 나는 정말로 '장교'로 군생활을 보냈고, 그로 인한 여러 가지 기회를 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형제 사이에, 뭘..'이라는 핑계로 아직껏 형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직접 건넨 적은 없다. 하지만 형의 말은 내 뇌리 속에 '장교가 뭔진 몰라도 좀 좋은 건가 보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주었고, 대학생활을 해나가면서 '방위산업체 해보고 잘 안되면 장교나 하지 뭐..'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무식해서 용감했던 것이었고, 또 몰라서 무작정 시도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 이 글은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출품하기 위해 작성되고 있는 매거진(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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