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얼마나 준비하고 있니?
_프롤로그#04

대한민국 진짜 사나이 99%를 위한 입대 정보수필

by 정보수필가 이경준

2002년 월드컵 열기가 슬슬 무르익어 가던 대학교 1학년 1학기, 왠 제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선배들이 네모난 서류가방을 들고 교정에서 발 맞추어 다니고 있었고, 그 즈음 'ROTC' 포스터가 여기 저기 게시판에 붙어있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은 한 가지였다. 등록금이 없어 1학년 1학기부터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영락없이 앞으로도 졸업할 때까지 받아야 될 판이었다. 그렇다면 중간에 입대해서 2년을 보내고 2년의 시간만큼 인상된 등록금을 다시금 대출받아 졸업하면, 내 손해 아닌가? 차라리 이대로 쭉 학교에 다니고, '졸업한 다음에 장교로 입대하면 월급으로 학자금을 빨리 갚아나갈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나름 1학기 학점이 나쁘지 않았고 같은 과 친구가 지원한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지원했다.


떨어졌다.


'오래 달리기'가 문제였다. 연습 없이 뛰었고, 옆구리가 아파오고, 낙오했다. 포기할 때쯤 토요일에 학교에 나와서 훈련을 받느니 '방위산업체'로 군생활을 대신 하자. 어차피 월급 받는 건 매 마찬가지고 컴퓨터 관련된 일을 계속할 수 있으니 경력에도 도움이 될 것 아닌가?'라고 스스로를 설득하며 낙오된 나 자신에게 스스로 당위성을 부여했다.


동아리 선배가 '군 장학생'으로 'ROTC'에 선발되었다고 했다. 등록금을 받은 기간만큼 군 생활을 더 해야 된다고 했다. 마음 한편으로 낙오된 나 자신을 책망하면서도 '현대판 노예제도가 아닌가?'라고 애써 평가 절하하며 생각을 접었다. 계속 '방위산업체 해보고 잘 안되면 장교나 하지 뭐..'라는 오만함과 함께..


#. 이 글은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출품하기 위해 작성되고 있는 매거진(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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