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침실 큰 창문의 커튼을 열면, 캔버스처럼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따스한 햇살, 지저귀는 새소리,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그리고 날 안아주며 웃는 사랑스러운 아기. 저녁이 되면 캔버스는 아름다운 분홍빛 노을을 보여주었고, 밤이 되면 멋진 야경까지 선물해 주었다.
매일 아침 7시, 아이 등원 준비 후 허겁지겁 출근해 밤 9시 지친 몸으로 퇴근하던 워킹맘의 일상을 벗어나 자연스럽고 단순한 삶이 얼마나 평온을 가져오는지 깨달은 순간이다. 창가에 앉은 새를 바라보고, 싱그러운 바람의 향기를 느끼며, 매일 달라지는 하늘을 보며 감탄한다.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에 대한 감각이 조금씩 살아났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유로운 아침이 이렇게 행복한 일이었다니.
매일 To do list를 만들고, 시간을 분으로 쪼개어 일정표를 꽉 채워야 제대로 사는 것 같았던 내가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흘러가는 대로 산다. 언제 떠날지를 알고, 미련을 두지 않는 자유로운 여행자처럼.
지금 내 앞의 멋진 풍경에 감사하고,
내 곁에 있는 남편과 아이에게 집중하며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것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은 쓸데없는 것이고, 후회가 남은 과거도 이미 지나갔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어차피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오고,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올 테니까.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만한데, 무엇을 더 욕심내야 할까? 현실과 동떨어져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구 반대편에 와서야, 모두 내려놓고 진짜 내가 원하는 것들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남의 시선을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남에게 인정받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니까. 그동안 바쁘고 정신없이 사느라 외면해 왔던 내면의 목소리가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들려왔다.
멀리서 나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준 폴란드는
이런 삶도 괜찮아.
이런 행복도 존재한단다.
라고 조용히 말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