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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르 Sep 09. 2021

11시 14분(PM 11:14)

인간의 이기심이 드러나는 시간





불완전한 범죄가 모여, 완전한 범죄를 만들었다.


그들이 말하는, ‘살기 위해 ‘ 다른 것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 절대적으로 합리화될 수 없는 것조차 문명은 예외적으로 허락해왔다. 사람들은 문명의 허락에 힘입어 이기심에 긍정적인 프레임을 씌우기 시작했다. 결국 우리는, 인간의 이기심이 메리트가 되어버린 세상에 몸담게 되었다.


같은 시간 다른 사건.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각자의 살인을 만들어낸다. 이것은 아마도 서로의 이기심이 부추긴 결과로 나타났다. 선천적인 인간의 이기심은, 지극히 기본적인 생존본능으로부터 파생되었으리라.


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씩, 실수라는 단어를 마구잡이로 사용하는 사람들과 마주치곤 한다. 실수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의 잘못된 행동을 초래된 결과를 감당하기 싫어 도망칠 구멍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거겠지, 외면하고 싶은 거겠지.


밝은 노래와 함께 비치는 살인 장면. 모순적인 이미지에서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 감독이 의도한 바일지도 모른다. 영화의 플롯은 마치 ‘얽혀있는 실타래’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서로 다르지만 하나의 시간에 얽혀있다. 그 모습을 시각화한다면, 아이가 검은 크레파스를 쥐고 흰 스케치북에 낙서를 해둔 모양이 아닐까.


확실히 이기적인 사람이 살아남기 수월한 세상이었고, 세상일 테고, 세상이 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철저하게, 타인은 지옥으로 변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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