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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르 Oct 12. 2021

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기를




주권 없는 나라에선 이상향을 노래할 수 없는 법. 35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외쳐댔던 우리의 주권을 얻은 지금, 우리는 피 묻은 주권에 걸맞은 가치를 깨닫고 살아가고 있는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기나긴 세월을 빼앗겨버린 우리에게, 여전히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메스꺼움을 느낀다. 악취 속에 머물다 보면 익숙해져 악취를 맡을 수 없다. 여전히 악취를 뿜어내는 그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둔갑시키고 찬양하기에 바쁘다.


누군가의 피해의식으로부터 시작된 분노였다. 무의식 중 스스로 불완전하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들의 열등감이, 우월한 위치에 대한 갈망을 기이한 형태로 이뤄나갔다. 그들은 스스로 자위하며 결핍을 마주하기보다 그것에 대한 일시적 해소를 위해 타인을 짓이겨버렸다. 모순적이게도 그들은 우월함을 추종하기 위해 미개해졌구나.



이런 세상에 태어나서 시를 쓰기를 바라고 시인이 되기를 원했던 게
너무 부끄럽고, 앞장서지 못하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만 한 게 부끄러워서
서명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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