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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르 Oct 28. 2021

매트릭스(The Matrix)

운명이란 모순적일 때가 많아. 끝도 없이 널린 벌판이야.



“매트릭스에서 죽으면 여기서도 죽나요?”

“정신이 죽으면 몸도 죽어.”



지금까지 믿어 왔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부정당했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니. 결국 지금까지 내가 믿어왔던 건 무엇일까. 


거짓으로 뒤덮인 세상이다.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는 것이 인생은 아니라지만 의도치 않은 변수를 마주한다는 것은 꽤나 잔인한 순간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아니,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감각할 정도로 수없이 많은 소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소음의 근원을 찾아낼 여유도, 여력도 없는 우리가 어쩌면 사회적 약자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회적 약자는 사회에서 규정해버린 소수의 집단이 아니라 우리 모두일지도 모른다. 일상화된 약탈에 무뎌진 이들이 거짓일지도 모르는 세상을 향해 자신의 시간을 던져대고 있다. 볼 수 없었던 걸까 아니면 너무나 무뎌져 일상이 되어버린 걸까.


어쩌면 운명은 우연을 가장한 필연일지도 모른다. 타인에 의해  조작된 운명일지라도 믿음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결국 우리가 믿는 것이 사라진다면 또 다른 믿음을 만들어내는 것도 우리가 살아남을 방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어쩌면 그 선택조차 누군가의 개입을 받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몸서리쳐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택을 하는 이유는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때문인지도.




오라클은 네가 들어야 할 말을 한 것뿐이야.
네오, 너도 나처럼 곧 알게 될 거야. 갈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의 차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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