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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르 Jan 11. 2022

해피투게더

春光乍洩 , Happy Together





행복하지 않아서 나온 건데 답을 못 찾고 돌아가면 나온 의미가 없잖아.



편견으로 그어진 선 바깥으로 밀려난 이들이 도망치듯 도착한 곳이었다. 그러나 또 다른 편견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서로가 비슷한 탓일까. 아무리 떨쳐내려 해도 서로에게 걸쳐져 있던 몇 가지의 교집합에 걸려 다시금 제자리로 끌려내려 왔다.


행복하지 않았다. 행복하려고 뛰쳐나온 세상 밖인데 그 어디에서도 행복을 찾을 순 없었다. 행복이란 게 존재하긴 할까. 어쩌면 행복이란 건 미쳐버린 누군가가 퍼트린 허상일 수도 있겠다. 


그것이 인생이었다. 낭만과 빛을 찾아 헤매다가도 조그마한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오랫동안 일어날 수 없던 그것이 인생이었다. 담배연기 자욱한 방에서 그 연기에 동화되어 무뎌진 후각처럼, 담배를 좋아하던 그를 위해 방 한편 모서리에 담배를 쌓아뒀던 것처럼, 그리고 괜스레 차오르던 심술로 쌓여있던 마음을 무너뜨려버린 것처럼.


결국 타이밍이었다. 그들의 엇나가버린 사랑은 그 끄트머리를 겨우 이어왔구나. 결국 여기 까지는구나. 서로의 심술과 욕심에 가려진 그들의 시간은 그렇게 폭포의 끝에 서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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