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대 위에서의 결심
수치를 듣고 전문 병원을 찾아갔을 때, 초음파 검사를 마치자마자 의사는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황스러웠지만,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부갑상선에 커다란 혹이 발견되었고, 그로 인해 칼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상태였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건, 이미 골다공증이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라는 사실이었다. 평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증상이 얼마나 중요한 신호였는지를 그제야 깨달았다.
그날 병원에서 바로 대학병원으로 연결되었고, 다양한 검사와 함께 수술 날짜가 잡혔다. 하지만 수술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나는 일과 건강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여전히 몰랐다. 내가 이끌던 TF팀과 총괄 업무가 머릿속에 가득했고, 수술 당일에도 노트북을 가지고 병원으로 갔던 내가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다. 건강을 지나치게 자만했던 것 같다.
병원에서는 수술 후 2주가 지나면 복귀 가능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말했지만, 내 몸 상태는 그렇지 않았다. 1주 만에 업무에 복귀했지만, 항상 피로에 시달렸고 어깨 통증 때문에 책상에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었다. 몇 달 뒤에는 조금만 무리를 해도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되었다. 처음에는 수술 결과가 괜찮아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수치가 오르기 시작했고, 원인을 찾지 못했다.
내 팀과 업무는 완벽했지만, 그 대가로 내 몸은 한없이 망가져갔다.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무리 중요한 업무도, 나 자신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