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몸이 무작정 아팠다. 처음엔 단순히 잠을 못 자서 피곤한 탓이라 여겼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살이 빠졌지만, 다이어트도 늘 해오던 터라 별생각 없이 지나쳤다.
이후 건강검진에서도 특별한 문제가 나오지 않았고, 대상포진을 초기에 발견해서 치료로 잘 마쳤는데 계속 뼈마디가 쑤시고 아팠다.
정형외과에 가서 전신 엑스레이도 찍어봤지만, 대상포진으로 인한 신경통이 아닐까 의심이 든다기에 그런줄만 알았다.
발목도 인대손상으로 반깁스 후에도 낫지 않아 고생중이였는데 이때 몸이 아파 간 내과에서 주사를 맞으면 낫는다며 무작정 주사를 놔줬다.
그러나 그로 인해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백박증과 피부가 함몰이 되면서 발목에 더 문제가 생겼다.
그렇게 여기저기 몸이 아프던 중 2022년 1월, 코로나 백신 3차를 맞고 거의 한 달간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아팠다.
시도때도 없는 오한과 근육통에 보건소에서는 부작용 검사를 권유했고, 백신 주사를 맞았던 집 앞 종합병원을 찾았다.
처음엔 호산구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진단과 함께 약을 처방받았고, 한 달 후엔 칼슘 수치가 이상하다는 말을 들었다.
며칠 뒤 다시 검사하러 오라는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몇 주 후, 신장내과로 보내져 추가 검사를 받게 되었고, 마침내 부갑상선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년간 나를 지배했던 피로와 근육통, 무기력함의 원인은 부갑상선 기능 항진증이었다.
모든 증상이 그제야 설명되었고, 나는 비로소 나의 몸이 보내던 신호를 외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이후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이 진단을 받기 전까지 나 자신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에만 몰두하며 나의 건강을 소홀히 했고,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일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지켜주지 못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