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늘 맞아떨어진다
쓰레기 냄새, 날아든 새떼, 나타난 쥐.
그리고 걱정.
하루가 멀다 하고 나는 다시 리빙박스를 열어보고
덮고, 핫팩을 갈고, 담요를 털고,
그렇게 지니와 루니를 지키고 있었다.
이때 아파트 제초작업까지 하면서 박스를 들고 자리를 옮겨
몇 시간을 땡볕에 있기도 해서
진짜 하루하루가 피가 마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4월 말 아침
불안은 예고 없이 현실이 되었다.
박스를 살폈을 때,
루니는 그 자리에 조용히 누워 있었지만
지니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루니를 두고 갈 지니가 아니라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파트 단지 한 바퀴를 다 도는데도 안 보이는 지니를 두고
병원을 가야 했던 나는 동네 아주머니께 한참이 흐른 뒤 연락을 드렸다.
죄송한 마음에 2~3시간이 지났을 시간이면 들어오지 않았을까 싶었던 거였다.
잠시 후, 연락이 왔다.
"왔어요. 지금 집 앞에 있어요."
다행이란 안도감보다
'아까 대체 어디 갔던 거지?' 하는 불안이 먼저 스쳤다.
지니가 한 번도 그렇게 오랫동안
루니 곁을 비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고,
지니는 리빙박스 안에 루니와 같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간식을 줘도
바라만 볼 뿐 먹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오후 누군가 애들 집 앞에서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혹시 이 고양이가... 애 맞나요?"
그는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고
그 속에는 화단 앞에 있던 지니였다.
아침에 물을 마시고 갔다면서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서 고민 중이라고 했다.
잠시나마 우리 지니랑 루니가 입양을 갈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날 밤,
지니가 이상했다.
자꾸 박스 앞에 나와서 앉아있었다.
강아지와 산책하며 가보면 지니가 내 소리를 듣고 또 나오길 반복했다.
아 설마..
아니길 빌었다.
다음날 아침
지니와 루니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