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끼 같은 두 끼.
주말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정도로 늦은 시간에
부스스 일어나 짜장 라면이나 먹었으면 딱 좋겠는데
짝꿍은 건강식 카레를 먹자고 웍을 잡았다.
감자, 당근, 양파, 느타리버섯 등 집에 있는
각종 야채를 잘라서
냉동실에서 돌처럼 굳어있는 카레 가루를
심폐 소생하여 아주 맛있는 카레를 만들었다.
아직 카레가 소화가 다 되지도 않았는데
더운 여름이니까 냉면 한 그릇 시켜 먹자고 했다.
언제나 나는 “배가 고파?”라고 물어보고
짝꿍은 “그래도 먹어야지”라고 대답이 되돌아온다.
싸 먹는 고기에 불향이 기가 막힌 맛집을 찾아서
배달음식인데 냉면집 부엌에서 막 내온 거처럼
불지 않은 냉면을 서비스 만두와 함께 먹었다.
삼식인데 두 끼만 먹었으니 억울했을
짝꿍을 위해 마지막 끼니는
식사 같은 후식 수박을 쪼개 보았다.
그리고 정말 입가심은 요구르트로 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