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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틀멜로우 Sep 16. 2020

음식일기.

정신이 혼미한 눈물의 저녁식사.

친정 엄마의 찬스로 축협에서

싱싱한 돼지 앞다리살 1킬로를 득템하고

우리는 매운 버전으로,

아이는 간장 버전으로 야무지게 식사를 차렸다.

90%내가 했지만 마지막 간을 짝꿍이 마무리하면서

돼지 백반집 비주얼이 나왔다.

그렇게 즐거운 저녁 식사시간이 시작될 줄 알았지만,

낮잠을 안 자고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미운 네 살 씨가 요즘 저녁 시간마다 졸린지

심기가 불편하시다.


작은 일에도 크게 우는 눈물의 주간.

우리 눈에는 별거 아닌 일이지만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지 말라고

육아를 글로 배우면 뭐 하나.

이런 걸로 울면 안 된다고 아이의 감정을 부정해버렸다.


맛있게 차려진 저녁에 정신은 혼미해지고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모든 부엌 업무가 끝나고 보니

전자레인지 안에 데워진 찌개는

덩그러니 그렇게 식어 있었다.


오늘은 평화로운 나의 저녁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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