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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틀멜로우 Oct 03. 2020

음식일기.

나도 그럴까?

간소히 하자고 했던

엄마의 명절 음식은


LA갈비를 시작으로

탕국과

동태전

대구전

꼬치전

새우전

이름도 기억 안 나는 나물 5종과

다 먹지 못해 싸주신 생선 2종까지

너무 많았다.


명절 전날 가서 받아온 음식이

어제저녁에도

오늘 점심에도 먹었다.


내가 엄마 나이라면

힘이 들어서 누가 만들어준 음식도

먹기 귀찮을 거 같은데

자식이 뭐라고 이렇게 정성 들여

장보고

재료 손질 하나하나 해서

음식을 만들까.


보냉 가방에 지퍼가 잠기지 않을 만큼

가득 싸주신 음식을 정리하며

엄마가 언제까지나 당연히 해주실 것만 같은

이 음식들을 나에게 못해주는 그날이 언젠가 온다면

오늘이 사무치게 그리울 거 같다.


나도 나중에 나의 아이에게

나만의 방법으로 이렇게 사랑을 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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