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럴까?
간소히 하자고 했던
엄마의 명절 음식은
LA갈비를 시작으로
탕국과
동태전
대구전
꼬치전
새우전
이름도 기억 안 나는 나물 5종과
다 먹지 못해 싸주신 생선 2종까지
너무 많았다.
명절 전날 가서 받아온 음식이
어제저녁에도
오늘 점심에도 먹었다.
내가 엄마 나이라면
힘이 들어서 누가 만들어준 음식도
먹기 귀찮을 거 같은데
자식이 뭐라고 이렇게 정성 들여
장보고
재료 손질 하나하나 해서
음식을 만들까.
보냉 가방에 지퍼가 잠기지 않을 만큼
가득 싸주신 음식을 정리하며
엄마가 언제까지나 당연히 해주실 것만 같은
이 음식들을 나에게 못해주는 그날이 언젠가 온다면
오늘이 사무치게 그리울 거 같다.
나도 나중에 나의 아이에게
나만의 방법으로 이렇게 사랑을 전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