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젠틀멜로우 Oct 07. 2020

음식일기.

이렇게 버킷리스트 하나 삭제.

짝꿍과 나는 서로 터치하지 않는

작은 용돈의 영역이 있다.


나는 오롯이 나를 위해 사용하기도 빠듯한데

짝꿍은 가끔 그걸 모아

나를 위해 아이맥을 사주고

소고기를 사준다.

이번에는 반 등 떠밀려 내가 장어를 사기로 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정말 좋아하는 비싼 장어 가게로 향했다.


내일이 없다는 마음으로 장어를 주문했다.

사람이 작은 돈에는 벌벌 떨어도

의외로 큰돈에는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한 달 용돈이 이렇게 날아가는구나 생각하며 먹는데

1킬로그램을 더 먹을런가 물으며

짝꿍이 사겠다고 했다.

이 상황에서 넙죽 진짜? 하기에는

자존심이 괜히 나댔다.

아니야 내가 사겠노라 보기 좋게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기꺼이 사는 걸 양보했다.


항상 1킬로그램을 먹고 아쉬움에

열심히 살아 노년에는 먹고 싶은 장어를

배불리 먹자고 다짐했는데

정작 2킬로그램을 먹자니

위가 도와주지 않았다.

그래도! 장어인데 싶어서 마지막 한 점까지

최선을 다해서 정말 원 없이 먹었다.

비싼 장어여서 인지 다행히 여리디 여린 아가 위가 잘 버텨주었다.


장어에 대한 아쉽게 먹던 한은 이렇게 사라졌다.

버킷리스트 하나 삭제 완료.

작가의 이전글 음식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