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홀로 배달 점심.
문득 지금껏 혼자 집에서 자유롭게 메뉴를 선택해
무언갈 시켜 먹은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뭐 대단한 일이라고 혼자 신이 났다.
생각해 보니 혼자 조조 영화를 보기로
마음먹은 날도 이런 기분이 들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몇 주 전부터 먹고 싶었던
수제버거로 정했다.
버거와 라테를 먹고 싶었지만
라테는 팔지 않았고
고심 끝에 고른 아보카도 버거는 주문과 동시에 취소되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두 번째로 점찍어두었던
체다 모차렐라 치즈 버거를 담았다.
하지만 최소 주문금액에 못 미쳤다.
수제버거집과 어울리지 않은 오리지널 타고 라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해서 첫 홀로 배달 점심은
예상치 못하게 2인분 같은 1인분으로 성대하게 차려졌다.
한 번을 못해서 그렇지
한번 스타트를 하고 나니
멈추지 못하는 폭주기관차가 될까 심히 염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