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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바생 Jun 08. 2023

03. 저주받은 손의 자영업자가 제품 사진 찍는 방법

ddong손 탈출기

https://brunch.co.kr/@geon-ba-saeng/2

 

40만원의 가격을 듣고 곧바로 셀프 촬영을 결심한 나.


그 전에 나의 사진 실력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면, 나는 저주받은 손이다. 일명.. 여행지에 같이 놀러가고 싶지 않은 사람 1위. '사진 못 찍는 사람' 그 자체인 것이다.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있는 편이라, 급하게 다른 스토어들의 사진을 참고하며 사진 구도를 구상했다.


사진 찍기 전 구도를 정하며 그렸던 그림들 중 하나


추상화 기법을 활용한 엄청난 걸작.. 이라고 우기고 싶지만 누가봐도 똥손이 그린 도안이다.

나의 의도를 파악한 사람이 있다면 진심을 다해 박수를 드리고 싶다. 청산별곡 급으로 해석이 어려운 난제인 셈이다.




스스로도 긴가민가한 상태로 촬영 스튜디오에 도착해버렸다. 우선 테이블에 제품을 올려놓고 무작정 찍기 시작했다.

인사성 밝아보인다구요? 감사합니다

허공에 대고 인사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진을 찍는 중이다. 내 몸이 천장에 있는 조명을 가려서 그림자가 생기는 바람에 내 그림자에게 짜증을 냈다. 자기 자신과의 기싸움을 한 것이다.


남모를 기싸움을 계속하며 1시간 동안 촬영했다.




그래서 어떻게 찍었는데? 라는 궁금증이 슬슬 생기셨을텐데.. (안 궁금하다고요?) 결과만 보자면 나름 잘 나왔다. ddong손이 만들어낸 최선의 결과물이다.


스크롤을 위로 올려 손그림과 비교해 보면 나의 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사진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전문가의 사진과는 비교할 정도도 안되지만, 셀프로 촬영한 걸 고려하면 잘 나온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애써 합리화했다.



이걸로 어케 상세페이지를 만들어  /  셀프인데.. 이 정도면 된 거 아냐?

'40만원 내고 할 거 2만원밖에 안 냈는데 괜찮은 거 아닌가?' '내 손으로 이것보다 더 잘하는 건 불가능하지. 암. 그렇고 말고'...

.

.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는 마음을 무시한 채

나를 가장 힘들게 했고, 창업 준비 기간 중 가장 오래 걸렸던, '상세페이지 제작'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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