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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Mar 28. 2021

스타트업의 N가지 효능


노인은 경험을 팔고 젊은이는 미래를 판다. 초기 밀레니얼 세대로서 노인도 아니고 Z세대도 아닌 나는 아직 충분히 펼쳐지지 않은 내 미래에, 짧지만 길었던 경험을 살짝 얹어 팔아보려 한다. 음식물은 입을 닫고 씹고, 건배는 잔 대신 사람의 눈을 보며 하고, 글을 쓸 때는 두괄식으로 쓰라고 배웠다. 이 글도 두괄식으로 시작해본다.


도전하자. 스타트업이라는 단어에 얽매이지 않아도 괜찮다. 무엇이 됐건 간에 배우고, 시도하고, 넘어지고 일어나자. 수명은 길어지고, 변화는 빨라지고, 필요한 배움은 늘어난다. 이제 성장하지 않는 것은 정체가 아니라 후퇴다. 경제가 성장할 때 제대로 투자하지 않으면 벼락 거지가 된다. 세계가 성장하는데 나만 인생 고이 싸매고 하던 일 하고 있으면 어느새 벼락같이 뒤처져 있을지도 모른다.


젠장맞을 스타트업

대학원 2학기가 시작할 무렵 교수님께 스타트업을 위해 휴학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좋은 기회가 생긴 것 같다고, 1년만 도전해보고 돌아오겠다고 말씀드렸다. 자상하신 우리 교수님은 인자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마인드로 되겠니? 안 돌아올 생각으로 가라.”


보통 사람들에게는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도 익숙하지 않은 시기였다. 먼저 스타트업을 시작했던 친구들이 내게 마지막 코파운더 자리를 제안했다. 그때는 비전, 사업 계획, 커리어 이런 고민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했다. 당시 회사는 엔젤 투자자로부터 2억 원의 투자를 막 받은 상태였고, 천만 원 이상의 돈에 대해서는 감도 없었던 학생 시절의 나는 2억 원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그 돈은 생각보다 순식간에 증발했다)

그렇게 그 동료들과 함께 두 번의 회사를 창업하고, 대표를 맡고, 엑싯을 경험했으며, 여전히 그들과 함께 도전의 연장선에 서 있다. 지인이 술자리에서 종종 하는 말이 있다: “인생은 컨텐츠다.” 살면서 힘들었던 에피소드 없는 사람 어디 없을 테니 우선은 두 번의 창업/엑싯 과정에 대해서는 ‘정말 쉽지 않았다’ 정도로만 적어두고 넘어가자. 급여 1년쯤 못 받아도 어떻게든 살아지긴 하더라. 믿었던 사람에게 실망하고 척을 진 경험은 그다지 추천할만한 경험은 아닌 것 같다. 세계 공기 오염도 최악의 도시 인도 델리에서 사업하겠다고 먼지 마시며 돌아다닌 경험은 - 인도 병원을 엄청나게 드나들었지만 - 그래도 재밌었다. 이렇게 하나씩 얘기하다가는 끝이 없겠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그곳에 도달할 수 없다. - 요기 베라

부끄럽게도 내 인생의 목적지는 아직 좀 더 찾아가는 중이다. 목적지가 명확하지 않으니 도달하려면 아직도 한참 남은 듯하다. 지금 가진 목표만 달성하면 모든 것을 이룬 느낌일 것 같지만, 다음 목표라는 녀석은 어떻게 알고 또 기가 막히게 찾아온다. 동료가 10명에서 100명이 되면 또 다른 세계가 열린다. 풀어야 할 문제와 푸는 방법들이 달라지고 비전, 목표, 문화, 소통의 무게가 달라진다. 여전히 어려운 것은 어렵고, 힘든 것은 힘들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을 통한 내 인생의 여정은 즐겁다. 명확하지는 않더라도 존재하는 것은 확실한 내 인생의 목적지와 이 길이 정렬된 덕분일 것이다.


스타트업은 비정형이라고 한다. 어느 것 하나 답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 많은 성공한 창업가들이 지식과 통찰을 나누고 있지만, 그들도 그것만이 답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아직 목적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 여정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내가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관점을 조금 풀어보려고 한다.


스타트업의 N가지 효능


코로나 시대에 국내 여행객이 늘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음식점 벽면에는 항상 ‘붕장어의 5가지 효능’, ‘결명자의 7가지 효능' 같은 포스터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이런 효능 음식만 다 모아서 먹으면 200세 시대도 금방 다가올 것 같은 느낌이다. 슬쩍 보고 흘려듣는 효능이지만 어쨌든 그 음식은 맛있게 먹지 않는가? 스타트업을 맛볼 생각이 있다면 어떤 효능이 있는지 가볍게 들어나 보자.


재정적 최대 기대치


 예전에 나는 돈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되돌아보니 새삼 깨달은 것이 있다. 그것이 사실이었음을 … - 오스카 와일드

돈에 대한 관심이 부끄럽지 않은 시대가 왔다. 누구나 돈에 대한 관심과 욕망이 이었지만 이를 표현하면 속물 같다는 평가를 받던 시기가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자본주의 시대에 자본에 대한 욕구는 그저 돈 자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많은 돈을 가졌다는 것은 많은 성취를 의미하기도 한다.


재산이 62억쯤 있다면 그 이상의 돈은 일상생활의 삶의 질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한다. 근거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구체적인 수치라서 왠지 모르게 믿고 싶어진다. 몇 년 전에 들은 이야기니, 물가 상승률 고려해서 대충 100억쯤 가지면 부자라고 정의해보자.


2018년도 삼성전자 평균 임원 연봉이 약 7억 원으로 업계 최고였다고 한다. 직장 생활 30년 생각하고, 평균 연봉을 3억으로 계산하면 90억 원 정도의 수입을 만들 수 있다. 생활비를 제하더라도 자산 투자를 잘 했다면 100억을 벌 수도 있다. 다만 그렇게 현실적으로 들리지 않기도 한다.


당연히 스타트업이라고 다들 100억, 1,000억씩 버는 것은 아니다. 90%의 스타트업은 실패한다. 한 번에 엄청 많은 수익을 만드는 것은 아니어도 꾸준하게 수익을 만들며 성장해나가는 스타트업도 많다. 인생에서 평균 수익이 높다거나, 성공 확률이 높다거나, 드는 노력을 비교하고자 하는 얘기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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