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사람의 꿈 중 하나가 책을 출판하는 것이다. 브런치를 이용하고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더 높은 확률로 나의 글을 책으로 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책을 두권 정도 내고 나니 대체 어떻게 책을 내게 되었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번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글을 쓰자.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당연히 글이 있어야 한다. 내 노트북의 워드 파일도 괜찮고 블로그도 좋고 브런치는 더 좋다. 일단 글을 써야 한다. 한 꼭지의 글을 A4용지 4~5페이지 기준으로 한다면 최소한 30 꼭지 이상의 글이 있어야 책이 될 가능성이 있다. 아무리 글 솜씨가 뛰어난 사람도 써 놓은 글 전부를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중 전체적인 맥락에 잘 맞는 글을 솎아내고 나면 아무리 많아야 60~70% 정도의 글이 남을 것이다. 그렇게 남은 글을 가지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면 책이 될 수 있다.
2. 출간 기획서를 쓰자.
내 글이 너무도 뛰어나서 브런치에만 올렸는데 모든 글을 수천 명이 읽고 여기저기 공유가 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출판은 내가 먼저 출판사에 연락을 해야 한다. 이때 거의 대부분의 출판사는 출간 기획서를 요구한다.
양식은 출판사마다 조금씩 다른 경우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작성해야 하는 내용은 제목과 부제 카테고리 출간 의도 및 책 소개 정도다.
출간 기획서는 출판사를 설득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위함이기도 하다. 책을 내는 과정은 쉽지 않다. 오래 걸린다. 아주 일부의 저자들을 제외하고 그 시간에 일을 해서 번 최저시급만큼 절대 벌지 못한다. 서점에는 책이 쏟아지지만 그 책을 읽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든다. 책이 나오자마자 매대에도 못 깔리고 창고에 틀어박혀 아무도 찾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그렇기에 나는 왜 이 책을 쓰고 싶은지, 이 책은 무엇이 다른 책들과 다른지 생각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출간 의도와 책 소개에 담는 것이다. 이 책이 가치 있는 이유, 이 책이 가지는 목적을 말이다.
3. 출판사 컨택
출간 기획서를 썼다면 출판사와 컨택을 해야 한다. 이때는 보통 출판사에게 무작정 메일을 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부분의 출판사가 웹사이트 혹은 책 뒷면에 원고 투고용 메일을 적어 놓는다. 그 메일함에 나의 출간 기획서를 던져 보는 것이다.
답장이 아예 오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일부의 경우 답장은 보내준다. 의외로 빠른 시일 내로 답장이 올 수도 있고, 3개월이 지나서 답장이 오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대부분은 거절일 것이다. 거절에 굴하면 안 되고 우직하게 기다려야 한다. 이때가 참 힘들다. 버텨야 한다.
실제로 첫 책을 낼 때 거의 20개가 넘는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다. 보내는 출판사마다 그 출판사에서 어떤 책을 내는지 확인했고, 내가 내려는 방향과 일치하는 곳에만 보냈다. 그 출판사에서 낸 책을 최소한 한 권은 스키밍이라도 해서 컨택을 할 때 언급했다.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답장이 온 곳은 절반 정도 되었고, 모두 거절이었다. 그렇게 거의 포기하고 있었다.
그렇게 계약을 하게 된 출판사의 경우 처음 컨택을 하고 거의 두 달이 넘어서 답장이 왔다. 너무 바빠서 메일 함을 확인하고 계시지 못하다가, 이제 확인을 했는데 출판사에서 추구하는 방향성과 잘 맞는다는 것이었다. 늦게라도 답장이 오는 경우가 있으니 한번 버텨 보자.
4. 방향성 협의
출판사와 계약을 하게 되더라도 내가 생각했던 그 방향 그대로 책이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결국 책을 팔아서 돈을 벌어야 하는 출판사로서는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많은 독자가 읽지 않을 내용이라면 수정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글을 많이 썼고,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작가라고 하더라도 대중이 요즘 어떤 내용에 관심이 있고, 어떤 책을 집어 드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당연히 출판사와 방향성을 협의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하다.
출판사가 원하는 방향과 내가 원하는 글의 방향을 잘 조율해서 서로 협의해야 할 것이다.
5. 퇴고
그렇게 되면 이제 퇴고를 해야 한다. 처음에 작성했던 초고를 그대로 책으로 내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전체적인 목차도 다시 한번 살펴보아야 하고, 책의 전체 흐름에 맞는 내용인지도 고려해야 하며, 문장이 막히지 않고 잘 읽히는지도 확인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적당히 시간이 흐르고 글을 다시 보면 당연히 마음에 들지 않는 문장이 많이 보인다. 책이 한번 나오면 1쇄는 적어도 절대 바꿀 수 없다. 영원히 남는 것이다. 최소한에 기준을 만족할 때까지 바꾸고 또 바꿔야 한다.
출판사에 따라 에디터가 담당되어서 피드백을 주어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는 경우도 있고, 작가가 만족할 만한 정도의 퀄리티로 넘기면 출판사에서 윤문을 맞추고 읽기 쉽게 문장 정도만 수정을 한 후 작가가 컨펌을 해서 책으로 출판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수정에 수정을 하고 또 하면 이제 책이 완성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글이 책이 된다. 자신의 글을 책으로 만들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이 글이 꼭 책을 만드는 목표에 도움이 되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