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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Mar 14. 2019

해외에 있으면 뭐가 좋은데? 미세먼지 없는 것?

핀란드 오울루 대학 일기 #22

얼마 전엔 런던에 갔었다. 해외에 여행을 하는 것 다들 꿈꾼다. 그리고 해외에서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로망을 품고 있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생각보다 언어와 문화가 아주 많이 다른 곳에서 사는 것은 아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있으면 좋은 것이 무엇인가? 


먼저 사진을 보자. 


하늘 정말 정말 파랗다.
캠브릿지 주변의 공원, 날씨 참 좋다.



일단 사진을 보니 그냥 좋아 보이기는 한다. 일단 날씨가 끝내주지 않는가, 요즘 대한민국에서 이런 푸른 하늘을 언제 볼 수 있던가. 이 글 마쳐도 되겠다. 


그래도 글을 쓰는 것이니 한 번 정리를 해보자.



0.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가진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위 사진처럼 파란 하늘을 보는 것은 제법 특별한 일이다. 핀란드에 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감사함은 공기이다. 기분이 별로인 날 밖에 나가 상쾌한 공기가 나를 맞이하면, 기분이 갑자기 좋아진다. 한국에서는 반대로 기분이 좋은 날도 뿌연 하늘을 보면 기분이 역으로 나빠지곤 했다. 


다들 미세먼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핀란드에서 매일 같이 공기의 감사함을 느끼고 나니 이제 내게 한국의 문제점을 뽑을 때 가장 1순위로 뽑는 것이 미세먼지다. 그냥 너무 속상하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제 미세먼지에 심지어 익숙해지는 것 같다. 당연해지면 안 된다.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우리도 당연히 날씨에게 힐링받아야 한다.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일단 잘 모르겠다. 대략 정리해 보면


1)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일단 이 문제가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것. 그래서 국민적 관심이 모여져야 한다.


2) 전문가들이 모여 대체 "미세먼지"가 뭔지 알기 쉽게 설명해 줘야 한다. 정의가 뭔지, 왜 생기는지. 왜 우리가 걱정해야 하는지


3) 그다음은 어떻게 미세먼지가 생기는지 (개인 적으로 적어도 절반 이상은 중국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작게 생활 속에서 공헌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인지, 개인의 건강을 챙기는 것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일조할 수 있는 노력이 뭘지 생각해야 한다. 


4) 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모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진지하게 필자의 앞으로의 진로를 이쪽으로 생각 중이다.)



1. 다양성을 배운다.


필자는 "외국에서는"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이 표현은 사실은 "서양에서는"에 의미에 가까운 경우가 많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미국에서는"에 가까운 의미가 많았다. 막연하게 외국이라고 생각하면 미국의 문화에 익숙했던 것 같다. 


1)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문화가 많다. 탄자니아와 영국과 핀란드 그리고 한국은 정말 어느 것이 더 비슷한가 견주기 힘들 정도로 정말 다르다.


2) 서양이라고 묶는 것도 참 실례다. 미국과 유럽의 문화도 정말 많이 다르다. 유럽 내에서도 북유럽과 영국, 프랑스 그리고 동유럽들의 국가의 분위기도 정말 많이 다르다. 세상에 정말 다양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배우는 것이 참 좋다. 


정작 잘 알지도 못하며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한국의 부정적 면모에 먼저 집중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이 다르게 보인다. 한국은 한국이다. 그 다른 어떤 나라와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물론 어제 보다 더 나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나라의 우위를 비교할 수는 없다. 세상엔 다만 다양한 나라와 문화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여행이 좋고, 북유럽에서 사는 것이 좋다. 




2. 미시감


 미시감 (익숙하던 것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 그 감각이 좋다. 내 국가가 전 세계에 하나의 존재하는 작은 나라에 불과하다는 것. 내가 알고 있는 정답이 모두를 아우르는 정답이 아니라, 수많은 답 중 하나뿐이라는 것.


갓난아기 또는 톨스토이가 된 것처럼 감각이 날카롭다. 갑자기 고향이 다른 어디보다 낯설게 느껴진다. 이제까지 돌아다녔던 다른 땅에 의해서 세세한 모든 것들이 상대화 되었기 때문이다. (...) 여기 있는 어떤 것도 당연하지 않으며, 비스바덴이나 뤼양의 거리는 다르고, 고향은 많은 가능한 세계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결코 잊고 싶지 않다.

"공항에서 일주일을- 알랭 드 보통"

평생을 살아온 한국이 다르게 보인다. 그 낯선 감각이 참 좋다.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는 것. 맥락에 따라 언제나 정답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 나의 한국을 조금 더 객관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 그것이 참 좋다.



3. 한국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


한국이 한국적인 특유의 무언가를 가지고 배우는 것이 참  좋다. 한식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다. 양념치킨과 불고기가 맛있는 것도 좋다. 한국의 k-pop이 우리 나름의 정서를 가지는 것이 좋다.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외국에서 경쟁력을 가지는 것도 좋다. 

한국의 맛, 양념 치킨


외국에 있으면 오히려 한국이라는 국가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유럽과 다른 국가이다. 어떤 점에서 유럽에 배울 점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유럽도 우리에게 배울 점도 있다. 서로 어떠한 한 국가가 우세한 것이 아니다. 각자 다른 것이다. 유럽은 근대화를 한 이후 대략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은 7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유럽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감사하게도 시행착오를 먼저 경험한 본보기를 보면서, 시행착오는 줄이고 한국 나름대로의 국가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오히려 외국에서 보니 한국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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