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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Apr 01. 2019

핀란드에서 배운 채식을 하는 이유

오울루 대학 핀란드 교환학생 일기 #25

핀란드에서 교환학생을 하게 되어 정말 많은 것이 변했다. 영어에 익숙해지고 나니 생각하는 방식이 많이 변하게 된 것 같다. 생활 속 작은 여유와 행복에 많이 익숙해졌고, 급한 성격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중에서 내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게 있다면 육식에 대한 생각이 바뀐 것이다. 물론 한국에도 채식을 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알레르기 혹은 건강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내게 특별한 영감을 주거나 나도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핀란드에 오니 베지테리언이나 비건인 친구들이 정말 많다. 주위를 둘러보면 10명쯤 찾는 것은 금방이다. 굉장히 가까운 친구 중에 아직 베지테리언은 아니지만 최대한 채식을 주로 하는 친구와 주로 같이 다니고, 수업시간에 그와 관련된 토론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보다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채식을 하는 사람이 생길까? 육식을 하면 어떤 점이 안 좋은 것일까? 궁금중이 생겼고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게 가장 크게 영향을 주었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다.


http://www.cowspiracy.com/

Netflix, Amazon을 통해서 관람할 수 있고, 해당 웹사이트에서 유료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해당 다큐멘터리를 보고 나도 고기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현재 1주일이 지났다. 간단하게 내가 채식을 하게 된 계기와 후기를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지속 가능성


요즘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지속 가능성, sustinaibility을 생각한다. 나 역시 현재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지속가능성이다. 당장 대한민국에서는 미세먼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필자 역시도 환경에 큰 관심이 없다 미세먼지에 매운맛을 한번 보고 핀란드에 와서 좋은 공기를 마시고 나니 환경, 그리고 지속가능성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케이스이다.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내 후세에게 지금 보다는 괜찮은 지구를 물려주고 싶다.


육식을 줄이는 것은 환경에 좋다. 이것은 크게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얼마나 좋은지 숫자로 보면 조금 더 와 닿는다. 그 구체적인 숫자가 아래에 나와 있다.

출처: cowspiracy.com


1) 물 사용

1개의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서는 660 갤론, 2500l의 물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가축을 기르기 위해서 사용하는 물의 양은 전체 주거를 위해 사용하는 물의 양의 11배에 해당한다.


2) 쓰레기


2,500 마리의 소가 만드는 쓰레기는 411,000명의 사람이 만드는 쓰레기와 양이 같다.

1마리의 소가 165명의 쓰레기를 만드는 것이다.


3) 토지사용


육식을 하는 사람이 생존을 위해 필요로 하는 땅의 넓이는 비건이 필요로 하는 땅의 18배에 해당한다.


4) 엔트로피


열역학 2법칙에 따라 생각을 해보면 열효율이 100%의 기관은 없다. 즉 한 번의 단계를 거칠 때마다 그만큼의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이다. 식물을 기르고, 그 식물을 다시 동물에게 먹인 다음, 동물을 다시 가공하여 먹는 과정은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그 과정 속에서 손실된다.



2. 쉽다.


어떤 선택을 할 때에 있어 항상 그 선택으로 오는 장점도 생각해야 하지만, 그 선택에 따른 비용도 언제나 생각해야 한다. 만약 채식을 하는 것에 있어 내가 지구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정도에 비해 그 난이도가 너무 높다면 아마 쉽게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육식을 줄이는 것의 공헌도가 굉장히 높은 것을 떠나 채식을 하는 것은 정말 쉽다.


한국에서는 사실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핀란드에서는 너무 쉽다. 그냥 요리를 할 때에는 대체식품, 콩, 버섯을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밖에 나가 음식을 먹을 때는 어디에서나 준비되어 있는 채식메뉴를 고르면 된다.


학식에는 언제나 채식메뉴가 있다. 그냥 고기 대신 체 식 메뉴를 담으면 그만이다. 필자는 항상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세상에 공헌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채식은 그 어떤 것보다 쉽다. 그냥 육식 대신 채식메뉴를 고르면 되는 것이다.



3. 혼자가 아니다.


이제 겨우 채식을 시작한 지 1주일 된다. 그저 내게 선택지가 있을 때는 항상 고기를 먹지 않는 것뿐이고, 생일 파티에 초대되었을 때는 고기를 먹었다. (정말 맛있긴 했다....)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마다 항상 고기를 줄이려고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언제나 베지테리언 메뉴를 먹는다고 했다. 그때마다 내 모든 친구들은 너무 좋은 생각인 것 같다고 응원해 줬다.


룸메이트는 내가 채식을 시작한다고 한 다음부터 매일 같이 오늘은 어땠냐고 물었고, 점점 익숙해질 것이라고 파이팅을 해준다. 소속감을 많이 느끼는 것도 어떤 행동을 하는 데 있어서는 정말 중요하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


아직은 1주일 좀 넘게 되어 특별한 변화를 느끼고 있진 않다. 그러나 앞으로 꾸준하게 채식을 한다면 내 몸에도 어떠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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