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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May 24. 2019

헤이 칭총!

5월 1.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경제학적 관점으로 보는 인종차별

헬싱키에서 한국분들 모임을 만나, 기분 좋게 맥주를 한잔 하고 밖으로 나오는 길이었다. 어느 젊은 남성이 지나가며 나를 노려보더니 외치고 떠났다.

헤이 칭총!

사소한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농담이라는 탈을 쓰고 인종차별을 하는 것, 혹은 무지로 인한 차별은 몇 번 당해봤기 때문에 비교적 익숙해졌다. 그러나 위와 같이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이 단지 생김새 만을 가지고 저렇게 외치고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인데, 필자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 뭔가 화가 나 있었다. 왜일까?


이 책을 읽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강연들을 보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 현재 다시금 나타나고 있는 인종차별의 이유를 조금 더 분석할 수 있다. 현재 나타나는 인종차별은 단순히 소수 집단의 멍청함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미국에서는 알다시피 트럼프가 당선되었고, 이탈리아에서는 네오나치즘을 국방부 장관이 도입했다. 서구권에서 전체적으로 우 극화에 따른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발생하고 있다. 이 혐오는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경제학적인 관점으로 그 이유를 한번 알아보자.


다음은 1988년 이후 시간 동안 소득 분포에 따른 누적 성장률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C Lakner, B Milanovic - 2013

위 그래프를 통해서 크게 두 가지의 현상을 분석할 수 있다.


1. 세계는 대단히 평평해졌다. 중산층이 가장 많이 발전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가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막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통계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2. 상위 10~20%의 계층은 다른 집단에 비해서 거의 발전하지 못했다. 선진국은 양극화가 더 심해졌다.

이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이 누구인가? 바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하층민이다. 상위 1%의 사람들은 무려 60%가 넘게 성장한 반면, 상위 20%의 사람은 단 1%만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선진국은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


그리고 1980년을 지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세계화가 진행되었다. 결과적으로 국가 간의 장벽이 무너졌다. 또 크게 두 가지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1. 제3세계의 최고 엘리트들이 선진국으로 유입된다.

인도, 중구계의 최고 엘리트들이 선진국으로 유입된다. 높은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선진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만으로 많은 사회적 유산을 가지고 있던 백인 남성들이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또한, 엘리트들이 선진국에 와서 자리를 잡은 이후에 제3세계에서 값싼 노동력의 노동 계층이 물밀듯이 들어오게 된다. 이들은 같은 노동을 하더라도 훨씬 더 값싼 임금을 줘도 되기 때문에 자본가 입장에서 제3세계의 노동력을 선호하게 된다.


2. 자유무역 협정으로 무역의 길 역시 열린다.

단순히 선진국에서 노동 현장에서 경쟁의 길에서 밀리는 것뿐 아니다. 무역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제3세계의 값싼 제품들 역시 선진국에 들어오게 된다. 공장의 기업 자체가 제3세계로 이동하는 현상 역시 발생했다. 현재 한국의 삼성이 하노이 지방으로 이동한 것, 미국의 러스트 벨트 지역의 대량해고 등이 그 예이다.


러스트 벨트 미국 중서부 북동부   
과거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미국 철강산업의 메카 등 지역이 이에 속한다. 현재에도 미국 경제의 중공업과 제조업의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고 있으나 1870 년대 제조업이 경쟁에서 밀리면서 불황을 맞고, 대량 해고로 이어졌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를 결정지은 지역이다.) - 위키피디아.

또한 이 와중에 2008년 세계 금융 위기까지 맞으면서 선진국의 하층민들의 삶은 정말 너무도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 새로운 흐름이 생겨나게 된다. 외국인 혐오와 자유무역 반대가 바로 그것이다. 그러한 흐름 속에 트럼프가 등장했다.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백인 남성의 64%, 즉 노동계층이 트럼프를 전격적으로 지지했다. 이런 국제적인 흐름을 통해 외국인, 그중에서도 중국으로 대표되는 아시아 인들에 대한 혐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생겨난 것이다.


아마도 내게 분노를 표출했던 사람은 노동계층의 부모에게 교육을 받은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 혹은, 외국인에게 밀려 일자리를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주변에 인종차별을 하는 친구가 많은 환경에서 자란 사람일 수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 처음 보는 나에게 그렇게 화가 나있었는지 사실은 모른다.


거시적 관점으로 현상을 바라보자.


인종차별이라는 문제는 단순히 덮어놓고 다른 인종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경제사 사의 흐름 속에서 발생한 현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분명히 다른 방식으로도 이 이유를 설명할 수 있겠지만, 경제학적인 관점을 통해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느꼈던 당혹스러움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만, 조금 더 그 사람과 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약간이나마 분노는 사그라든다. 그리고 인종차별이 피해의식에 따른 반응이라는 생각이 들면 약간의 연민이 들기도 한다. 당연히 인종차별은 나쁜 것이고,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거시적인 관점으로 사건을 바라보면 조금 내 감정에서 초연해지고 조금 더 유의미하게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독서를 하고, 공부를 더욱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이다.


<50개 사건으로 본 돈의 역사>는 경제학이라는 어려운 분야를 스토리를 풀어간 책이다. 많이들 전문가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경제학을 일반인도 공부하기 쉽게, 그리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을 수 있게 쓴 책이다. 책뿐만 아니라 유튜브 채널에서도 고퀄의 강의가 올라오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중 하나인 경제학의 관점을 자신의 하나의 눈으로 만들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트럼프의 등장 배경과 경제학적 소득 분포를 다룬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CDvkg4tLcys

#싱큐베이션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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