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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Jul 19. 2019

젊어서 고생은?

컨텐츠거리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쌍두마차로 필자가 싫어하는 말이다. 야간 수당도 제대로 챙겨주지 않으면서 일시키켜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을 했던 고용주 때문일까. 사는 게 힘들다고 이야기했더니 젊은 놈이 뭔 그렇게 고민이 많냐며 원래 아프니까 청춘이다고 했던 누군가의 말 때문일까.


그런 위로 같지 않은 위로를 참 싫어한다.


그런데 참 재미있게 지금 딱 고생을 사서 하고 있다. 이번 1년을 핀란드에서 공부를 하는 기회를 가졌다.


 여름방학에는 터키에 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선택을 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핀란드 AIESEC을 통해 이스탄불에 와서 여성 난민을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하게 되었다.


이제 이스탄불에 도착한 지 4일 차가 되었다. 4일 동안 느낀 점을 딱 한 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돈 내고 와서 사서 고생 중이다.

이스탄불, 당연히 멋진 도시다. 만약 관광을 목적으로 와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 호텔에서 숙박했다면 분명히 다른 인상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곳에 관광을 하러 오지 않았다. 어떤 일을 하러 온 것이고, 현지인이 숙박하고 있는 숙소에 묵고 있다. 현지인의 삶 속에 아주 가깝게 살고 있으니 참 느껴지는 점이 다르다.

숙소의 사진

3일 동안 현지인의 집에서 함께 살았다. 천장이 무너지고 있었다. 화장실에 샤워기는 망가졌고, 찬물만이 나왔다. 주방에선 요리가 어려웠고, 집 전체에 담배냄새가 배어 있었다. 호스트는 영어를 전혀 할 수 없었다.


호스트에게 놀라운 점은 그렇게 열악한 와중, 아이섹의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호스팅 해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는 것이다. 나눔이라는 것은 많이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듯하다.


이 외에도 이스탄불 어디에서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영어를 알아듣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 우리의 담당 매니저 aiesec에서 일하는 친구 역시 영어를 잘 못한다. 2명의 아이섹 멤버가 일을 하고 있는데, 전체 100명은 되는 봉사자들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이 잘 돌아갈 리가 없다.


이러한 고생들이 나중에는 컨텐츠가 되리라 생각한다.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을 소화하고 나면 컨텐츠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며칠의 관찰을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1.  담배


가장 먼저 힘들게 다가온 점이다. 어딜 가나 담배냄새가 진동을 한다. 식당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많다. 담배값이 그렇게 비싸지 않고,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담배냄새 때문에 고생이 많았다.


2. 남/여


터키는 이슬람 국가로,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이 굉장히 엄격하다.

많은 여성들이 위와 같이 히잡을 착용하고 있다. 특히 모스코(이슬람교의 교회나 절)에서 기도를 하는 경우에 여성은 히잡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남성은 중앙에서 기도를 하는 반면, 여성은 뒤편에 따로 마련된 공간에서 기도를 한다.


더 놀라운 점은 이 곳에서 남성과 여성을 대하는 태도이다. 여성인 친구와 밥을 먹으러 가서 주문을 하면 점원들이 필자만 쳐다본다. 필자의 주문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 필자를 쳐다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함께 일을 하는 aiesec 멤버도 모두에게 해당되는 정보를 남성에게만 전달하는 경우가 많았다.


3. 교통


교통이 정말 혼잡 그 자체이다.

항상 막히고 정신없는 교통.

항상 차가 기다려주던 핀란드에 생활에 벌써 익숙해진 것일까. 차가 기다려주기는 커녕 초록 풀에도 밀고 들어오는 차들이 많은 이스탄불은 참 적응이 어렵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하는 상황이다. 홀로 신호를 기다리고 있으면 본인이 이상해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4. 물가


물가가 매우 저렴하다. 한국에 비해 60~70% 내외의 가격인 것 같고, 특히 핀란드와 비교하면 거의 모든 것이 절반 이하로 저렴하다.


위 메뉴들이 대략 2~3천원 가량


5. 국가


patriotism (애국심?) 이 강한 나라이다. 쉽게 터키의 국기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창립자의 사진 역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하루는 national day였기에 더욱 강조되었지만, 그날 이후에도 역시 계속해서 국기와 창립자를 볼 수 있었다.


mustafa kemal atatürk, 터키의 창립자. 어디에서나 그의 사진을 볼 수 있다.

mustafa kemal atatürk는 터키 국민에게 굉장히 중요한 사람이다. 현재 그에 대한 평가는 갈리는 편이다. 터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니 다음 포스팅에서 그에 대해서 다루겠다.


6. 채식의 어려움


플렉시 테리안으로서 육식을 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터키에서 육식을 하지 않는 것은 정말 힘들다. 채식 메뉴는 사실 상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앞으로 계속 채식메뉴를 찾아보려고 노력하겠으나, 아직까지는 쉽지 않다.


앞으로 계속 꾸준히 터키에서 느끼는 감흥을 작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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