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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건 Aug 20. 2019

태어나서 처음으로 끝마친 영어 책 읽기

이제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 분명 많은 사람들이 새 학기를 맞이해 여러 가지 계획들을 세울 것이다. 빠짐없이 나오는 다이어트, 운동, 영어공부, 독서 등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계획은 열심히 세우지만 이를 끝까지 수행하는 사람은 드물고, 심지어는 며칠 지나지 않아 대부분 어떤 계획을 세웠는지 조차 잊어버린다.


필자 역시 많은 경우 그랬다. 특히, 영어 책을 끝까지 다 읽겠다는 목표가 아주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영어책을 읽겠다고 시도해 구입한 책이 제법 많다. 적어도 5권은 되는 것 같다. 그러나 단 한 번도  그 책을 끝마치지 못했다.


문득 생각을 해보니 평생을 걸쳐 영어로 된 책(전공서적 제외)을 끝까지 읽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한국인 중에서 영어로 된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분명히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어로 책을 읽는 것은 대체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0. 단어를 모른다.


다른 무엇보다 단어를 모르는 것 큰 요인이다. 단어를 모르니 이해할 수가 없고, 책이 진도가 나갈 수가 없다.


1. 느리다.


우선 책을 읽는 속도가 상대적으로 너무 느리다. 꾸준하게 책을 읽어 왔던 필자이기에 한글로 책을 읽을 때는 상대적으로 속도가 있는 편이다. 많은 문장 구조를 봤기 때문이다. 문장 구조 자체가 익숙하기에 모든 구조를 해석하기 위해서 집중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영어의 경우 책을 읽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구성 자체가 생소하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처리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한, 문장의 구조 역시 한글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단어를 안다고 하더라도 이해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2. 집중해야 한다.


단어를 알고 문장의 구조를 알아서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당연히 그렇다 보면 멀어지기 마련이다.


https://brunch.co.kr/@geonahn/86


해당 글에서 여러 가지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약속을 정했다. 그중 매일 한 페이지의 영어책을 읽기라는 습관이 있다. 다행히 이 습관을 열심히 수행해서 드디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100페이지가 넘는 한 권의 영어책을 다 읽었다.


과연 어떠한 전략들이 유효하게 먹혔는지 살펴보자.


1. 쉬운 책으로 시작하자.


가장 중요한 점이다. 쉬운 책으로 시작해야 한다. 필자는 b2 level에 해당하는 책을 골랐고, 내용도 원래 좋아하는 책이라 이미 다 알고 있는 책으로 골랐다.


그러다 보니 모르는 단어가 한 장에 1~2개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전체 맥락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모든 단어를 다 알지 못하더라도 독서의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2. 모든 단어를 다 책을 읽으며 찾지 말자.


지금까지 영어로 된 책을 읽을 때는 너무 어려운 책인 경우가 많았고, 그렇기에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았다. 모르는 단어를 찾지 않으면 책의 진행이 어려웠기에 단어를 하나하나 다 찾아가면서 시도했다.


그러나 그렇게 책을 읽으려면 너무나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책의 내용의 흐름이 계속 끊기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라도 재미가 없고 너무 힘이 들면 포기하기 쉽다.


그래서 이번에는 모르는 단어는 밑줄을 쳐서 표시만 하고 단어의 뜻을 유추하면서 넘어갔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도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신기하게도 올리버 트위스트의 경우 쓰는 단어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아 앞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단어의 뜻을 뒤에서 반복적으로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후 따로 시간을 내서 모르는 단어를 정리했다.


3. 꾸준하게 하자.


사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한 번에 다 읽을 생각을 하지 말고, 조금씩 나눠서 시도하는 것이다. 하루에 못해도 한 페이지의 책은 읽기로 다짐했고, 그 결과 끝까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한 페이지씩은 심리적 부담감이 적으니 그렇게 시작해서 기분에 따라 더 많은 양의 책을 읽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딱 한 페이지만 읽었다.


정말 많은 분들이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사실 영어의 왕도는 없다. 어쩔 수 없이 고통스럽게 열심히 공부해야 더 많이 소통할 수 있다.


영어를 직접 사용하면서 친구와 대화를 하는 것은 영어실력이 느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외롭게 어렵게 책상에서 공부하면서 만들어 놓은 바구니에 수확의 열매를 담는 것이다.


아무리 친구와 대화를 많이 나누어도 바구니에 크기가 작으면 많은 열매를 담을 수 없다. 더 많은 것을 얻고 싶다면 결국 혼자 또 공부하면서 바구니의 크기를 늘려야 한다.


바구니를 짜는 과정은  힘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렇게 힘들게 바구니의 크기를 늘려 놓고 나서 당당하게 앞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더 많은 정보를 쉽게 접하는 정말 맛있는 열매를 더 많이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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