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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메이커 May 03. 2020

반할 수밖에 없는 밀당의 끝판왕

하루 만에 끝과 끝을 경험하는 치명적인 인도 다람살라의 매력

  인도 도착과 동시에 느꼈던 인도스러움이 좋았는데 다람살라에 오니 인도스럽지 않은 인도가 좋았다. 뉴델리에 비해 다람살라 지역은 조용하고 깨끗했으며 사람들은 젠틀한 느낌이었다. 티베트인들과 배낭여행자들이 함께 살아가는 이곳. 아무 생각 없이 작정하고 며칠 푹 쉬었다 가고 싶은 곳이었다. 해발고도 때문인지 마을 곳곳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마을을 서서히 둘러본 후 천천히 박수 폭포로 걸어갔다. 폭포를 향해 걷는 길은 참 아름다웠다. 푸른 나무들과 자욱한 안개가 만들어내는 뷰, 폭포에 가까워질수록 서서히 안개가 걷히며 신비스러움이 나타나는 이 느낌. 스위스와 뉴질랜드처럼 소문난 대자연의 나라들을 방문해보지는 않았지만 나에게는 이 곳이 스위스였고 뉴질랜드였다. 몸은 피곤했고 날씨는 흐렸지만 '와!'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신나게 올라갔다. 드디어 폭포 도착. 시원하게 흐르는 폭포를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니지. 인도의 국민음료 짜이 한잔을 마시며 폭포수 아래 발을 담그고 자연을 바라본다. 


  '이야! 정말 시원하네, 역시 오길 잘했다.' 


(좌) 박수폭포 가는 길에 만난 신비스러운 풍경, (우) 소리만 들어도 시원했던 박수폭포


  내가 자연을 이렇게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다니면서 조금씩 알아간다. 비슷한 풍경임에도 여행하며 만났던 모든 자연에 감탄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이곳 맥간이 자연에 대해 감탄하기 시작한 출발점이었던 거 같다. 폭포 소리와 그 앞으로 펼쳐진 신비롭고 아름다운 산들을 감상하고 서서히 내려오는 중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배가 고팠다. 한국 음식인 듯 한국음식 아닌 티베트인들의 전통 음식인 뚝바(칼국수), 뗀뚝(수제비)그리고 모모(만두)를 시켰다. 비 오는 날 따뜻한 국물이 있는 뚝바와 뗀뚝은 먹을만했다. 그러나 모모는 감자와 버터를 섞은 건지 아닌지 잘은 모르겠지만 먹기 쉽지는 않았다. 다니면서 웬만한 음식은 다 잘 먹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였다. 


  식사 후 밖을 보니 빗줄기가 더 강해졌다. 이럴 수가, 짧은 시간 동안 참 다양한 경험을 하는구나 싶었다. 우산이 없어 비가 그치길 기다렸지만 빗줄기는 약해지지 않았다. 고민 후 바깥쪽에 우산이 걸려있는 상점으로 갔다. 우산보다 가성비가 좋을 거 같았던 우비를 50루피에 구입했다. 입는 순간, 비 오는 날 신난 강아지 마냥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남걀 사원, 촐라 캉 사원 단지(달라이 라마 관저 주변), 티베트 박물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구름 사이로 저 멀리 히말라야 산들도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주변에는 수양 생활을 위한 간이침대와 매트리스가 여럿 놓여 있었다. 지금은 특별 수양 기간이 아닌지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불교도가 아닌 내가 보기에도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는 자연 속에서 차분한 마음으로 수양하기에 적합해 보였다. 


  잠시 후 갑작스러운 비와 체력 방전으로 인해 고민하며 나섰던 코라길 산책. 길을 잘못 들어 당황하기도 했고 우비를 입고 걷는 진흙 길이었지만 이런 자연 속에 있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그저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산책길 곳곳에는 여러 장식들로 인해 불교 특유의 분위기가 묻어났다. 나는 서서히 발걸음을 옮기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느끼려고 노력했다. 서서히 비가 그치고 안개가 걷히며 저 멀리 산과 구름들이 그들만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와! 예술이다." 


우비 입고 코라길 산책 중 만난 신비스러운 풍경, 구름 위 그리고 구름 속에 내가 있다니.




  내 눈높이와 동일선상에 구름과 산 봉우리들이 보였다. 내가 서있는 이곳이 약 1,800m의 해발고도였기에 산 아래에서 구름이 솟아오르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사진과 영상에 담을 수 없어 너무 아쉬웠지만 구름 위에 서있는 듯한 이 순간의 느낌을 내 안에 담아보려 노력했다. 정말 신기하고 좋은 경험이었다. 밤샘 버스 이동으로 몸은 피곤했고 비로 인해 기분도 다운되어 짜증 날 법도 했으나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주하는 순간 그저 '너무 좋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아, 좋다! 여기 오길 잘한 거 같아.'


(영상) 마치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거 같은 풍경을 연출하는 구름의 솟아오름.



  코라길 산책이 끝날 때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구름이 걷히고 뒤에 숨어있던 파란 하늘이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인도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와! 저기 설산이다!"

  "오! 어디요?"


  도착했을 때는 흐렸고 중간에 비가 왔지만 결국 화창해진 날씨 덕에 환상적인 다람살라 맥간의 풍경을 봤다. 안 왔으면 어떡할 뻔했나 싶었다. 반할 수밖에 없는 밀당의 귀재 인도. 이렇게 어제오늘 끝과 끝을 경험했다.


거짓말 같았던 날씨. 이게 인도의 매력이다. 저 멀리 보이는 히말라야 산맥과 설산 그리고 초록초록과 가옥들.



다음 편에 이어서...







누군가의 인생에 '울림'을 주는 삶을 꿈꿉니다.

916일 동안 80개 나라를 방황하였고, 조금 다른 인생을 나만의 페이스로 살아가는 중.


- 개인 키워드 : 울림, 가족, 약자, 자신감, 리더십, 영향력, 강점, 세계일주, 퇴사, 도전, 성취, 강연, 동기부여, 공감, 글, 코칭, 관계,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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