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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메이커 May 06. 2020

세계일주의 끝판왕(feat,국내 최초 한마디로 정의)

최악부터 최선까지 전부를 경험할 수 있는 세계 여행자들의 성지 인도

  든든하게 저녁 식사 후 오토릭샤를 타고 다람살라에 있는 터미널로 이동했다. 구불구불 산길을 내려가는 동안 올 때는 보지 못한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산 중턱에 있는 가옥들은 푸른 나무들과 환상의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와, 나도 이런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


  릭샤 운전기사의 말에 의하면 고산 지형의 날씨로 인해 이런 풍경을 보는 게 쉽지는 않은데 우리는 운이 참 좋은 거 같다고 했다. 역시 나는 러키가이였다.


  이제 뉴 델리로 돌아가는 버스를 찾아야 하는 마지막 관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인터넷으로 예약 후 미리 출력해온 버스표를 창구 직원에게 보여줬다.

  "저기, 혹시 여기서 이 버스를 탈 수 있을까요?"

  "음... 아니요, 저 쪽으로 가보세요"

 

  분명 릭샤 운전기사에게 물어볼 때에는 이 터미널이 맞다고 했었다. 창구 옆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니 다시 창구로 가라고 한다. "아...(힘이 빠진다)" 이게 바로 인도스러움이다. 다시 창구 직원에게 물어보니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니.


  "너희 버스는 터미널 앞으로 50m 정도 쭉 걸어가면 있을 거야."


  주유소가 있는 길 가에는 여러 업체의 버스들이 대기 중이었다.


  "저기 혹시 이 버스가 어디에 정차하는지 아시나요?"

  "음... 아니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기 혹시 이 버스가 어디에 정차하는지 아시나요?"

  "잘 모르겠어요, 저도 제 버스를 찾는 중이에요."


  이렇게 묻고 물으며 결국 현지인의 도움으로 우리가 예매한 버스가 정차하는 위치를 확인했다. 혹시 모르니 근처에 가서 다시 물었다. 친절하게 누군가와 직접 전화통화를 하며 이 앞으로 버스가 올 것이라는 확실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낯선 곳에 와서 시간을 보내고 명확한 표지판도 없는 도로 위에서 내가 예매한 버스를 기다린다는 것까지 말이 안 통하니 더 답답하고 힘들었다. 무엇보다 오면서 버스를 놓친 경험이 있었기에...


  잠시 후 드디어 버스가 왔다. 뉴 델리에서 출발하는 편한 관광버스를 놓치고 현지 느낌 물씬 풍기는 버스로 이곳에 올 때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던가. 무릎도, 허리도, 목도 아프고 에어컨도 없었는데... 이 버스는 마치 우리나라 우등버스 같은 느낌에 넓고 푹신한 좌석 그리고 에어컨까지 있었다.


  "와! 살았다. 드디어 돌아가는 버스를 찾았어!"


  이게 뭐라고 나는 이런 안도감과 편안함이 그리웠었다.



그때의 행복감을 인도 지하철역에서 찍은 사진으로 표현해 본다. ^^



  세상 행복했다. 올 때도 분명 이런 버스를 타고 편하게 왔어야 했지만 고생을 하며 왔었다. 그러나 그 고생을 해봤기에 지금 이 버스가 이렇게나 좋은 버스이고 '내가 정말 편하게 가는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버스 출발과 동시에 저 멀리 지는 붉은 노을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참 감사합니다.'


  좋은 것만 누려왔다면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불평불만만 가득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 기준에서 좋지 않은 것도 누려봤기에 상대적으로 더 좋은 것에 감사할 수 있는 거 같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람살라로 향하는 버스를 놓치면서부터 이 곳을 떠나는 지금의 순간까지, 나는 인도에 대한 나만의 결론을 내렸다. 누군가 나에게 '인도는 어떤 곳이야?'라고 묻는다면 '최악부터 최선까지 전부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즉,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야.'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특히 이번 다람살라와 맥간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순간순간들이 짧았지만 내가 '인도'라는 곳을 느낄 수 있었던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시작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가득했던 일정이었지만 오랜 시간이 흘러도 절대 잊히지 않을 나만의 소중한 추억 하나를 더 얻었다. 그저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고마워,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를 느끼게 해 준 다람살라 그리고 인도야. 또 올게.


  그렇게 다시 버스에서의 하룻밤을 보내며 뉴 델리에 도착하니 새벽 5시가 조금 넘었다. 버스는 예상대로 길가에 정차했다. 비몽사몽간에 내리며 만난 릭샤 기사에게 '아차!' 하는 순간 소액의 릭샤 비용을 사기당했다. 그랬다. 여기는 인도였다. 그러나 릭샤를 타고 가서 만난 우버(택시) 기사는 뒷 좌석 문까지 열어주며 친절하게 우리를 숙소까지 데려다줬다. 숙소에 와서 샤워를 하고 차분하게 일기를 썼다. 다음 일정으로 인해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다. 무박 3일, 정확히는 36시간의 길지만 짧았고 짧지만 긴 여행을 하고 왔다.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는 36시간이 아닌 36일, 아니 그 이상을 경험한 것 같았다. 하나부터 열 까지, 최선과 최악을 모두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 약간 피곤했지만 아쉬움보다는 감사함과 행복함이 진하게 남는 여정이었다.


인도는 좋고 싫음이 분명하게 갈리는 나라다.

  인도를 다녀온 지인, 인터넷 글 등을 통해 인도에 대해 알아봤지만 명쾌하게 답을 해주는 곳은 없었다.
두 번 다시 가고 싶지 않다는 사람,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그곳을 떠나는 순간까지 너무 힘들었고 매 순간 당장 떠나고 싶었지만, 한국행 비행기가 인도 땅에서 이륙하는 순간 뭔지 모를 감정과 함께 '울컥'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 인도가 너무 좋아서 또 가고 싶다는 사람, 그곳이 그리워서 두 번, 세 번 이상 방문 중인 사람 등 다양했다.

  되는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 한 번도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와본 사람은 없다는 나라, 지역/도시마다 문화, 언어, 생김새 등이 확연히 다른 나라, 극과 극인 부와 가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나라 등 무언가 한 마디로 표현하기에는 힘든 그런 나라였다.

▼ 아래 링크 글에서 발췌한 내용


http://brunch.co.kr/@geonstory/8



인도 다람살라 시 맥간을 딸 셋과 함께 배낭여행 중인 가족, 예뻐 보여서 카메라에 살짝 담아왔다.








누군가의 인생에 '울림'을 주는 삶을 꿈꿉니다.

916일 동안 80개 나라를 방황하였고, 조금 다른 인생을 나만의 페이스로 살아가는 중.


- 개인 키워드 : 울림, 가족, 약자, 자신감, 리더십, 영향력, 강점, 세계일주, 퇴사, 도전, 성취, 강연, 동기부여, 공감, 글, 코칭, 관계, 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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