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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림메이커 May 28. 2020

쿰부 히말라야(에베레스트) 도전기

히말라야? 일단 무작정 도전하기

*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은 크게 쿰부(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랑탕 세 지역으로 나뉜다. 국내 트레커들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까지(ABC) 일주일 또는 2주 정도 안나푸르나 산군을 따라 한 바퀴 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평소 산과 가깝게 지내는 편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손에 꼽을 몇 번의 단체 등산 경험 외에는 산행 경험이 없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래서 당연히 상대적으로 조금은 수월할 것으로 판단한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도전하려고 했으나 인도에서 만났던 동생 윤한이의 경험담과 네팔 현지에서 생활 중인 지인의 추천으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지나는 쿰부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 어디선가 듣기에 안나푸르나는 예쁘고 아름다운 자연이라면, 쿰부 에베레스트는 메마른 듯 장황한 대자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아무런 준비도 경험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이왕이면 남들과 조금은 다른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물론 쿰부 EBC 코스는 상대적으로 험난한 코스이기에 더 많은 고생을 해야 하고 비용과 시간도 더 필요하고 여러 분야에서 위험도 감수해야 했다. 피곤하고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중간중간 틈틈이 순간의 생각과 감정을 수기로 기록했었다. 당시 느낌 그대로 12박 13일 동안 있는 그대로의 기록을 일자별로 이곳에 나눠보려 한다.



2017.10.15, 일

D-1, 아무리 그래도 준비하는 척은 하자.

  내일은 드디어 쿰부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지역 트레킹을 시작하는 날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상식량을 사러 슈퍼에 갔다. 감사하게 한국 라면이 눈에 보였고 봉지라면을 샀다. 참치 캔, 과자, 초코바, 비타민 사탕, 그리고 혹시 모를 고산병을 대비해 약국에서 고산병약도 샀다. 애초부터 쿰부 트레킹을 할 계획은 없었기에 나에게는 트레킹 필수 장비들 없었다. 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함께 했던 승훈 선배가 이곳 네팔 국제학교 교사로 있었다. 쿰부 트레킹 코스를 추천해주었던 선배는 두꺼운 겨울용 패딩부터 등산 스틱과 겨울 침낭 등 내가 준비하지 못했지만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들을 빌려주었다. 마음 써서 챙겨준 선배가 고마웠다. 올라가면서 느꼈다. 아무리 무계획 여정이었다고 하지만 어떻게 이러한 장비들 없이 무작정 올라가려는 생각이었는지, 만약 없었다면 얼어 죽었던지 아니면 목표했던 지점까지 가기도 전에 하산했겠구나 싶었다.

이 사진 보기만 해도 다시 히말라야 가는 이 기분은 무엇? 좋은 거지? 맞지? 응?

  무작정 뛰어드는 도전이지만 최소한의 준비를 마치고 숙소에 왔다. 2인실이었지만 숙소 전체적으로 여유가 있는 거 같았다. 덕분에 혼자서 침대가 두 개나 있는 넓은 방을 사용했다.


'내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일대를 트레킹 한다고?'


  잠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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