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디의 담임쌤 마음 사전 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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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월 XX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여기는 건디의 담임쌤 마음 사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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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 내 모습 돌아보기 방송, 고품격 눈으로 듣는 팟캐스트.
건디의 담임쌤 마음 사전 열다섯 번째 시간입니다.
어제 소풍 간식을 샀어요.
빨미까레 아시나요? 엄마손파이 같은 패스츄리에 초콜릿이 발려 있는 빵 있잖아요.
그래서 오늘 소풍에서 그 빵을 꺼냈더랬죠.
꺼내면서 아이들에게 이야기했어요
”선생님은 빨미까레 좋아한다~”
그랬더니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발밑에 뭘 깔아요?”
한동안 계속 웃었네요. 진짜 너무 귀여운 모먼트였습니다.
여러분도 아이들 덕분에 웃은 적 있으신가요?
호탕하게 웃은 기억을 나눠주세요.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입니다.
노래 한 곡 들을까요?
제이레빗이 부릅니다.
“Happy Things“
https://youtu.be/Z10O-rmUDEo?feature=shared
오늘은 ‘피곤한’ 마음을 나눠볼까요?
소풍을 다녀왔더니,, 오늘 하루 정신을 못차리겠네요.
”여러분은 언제 피곤함을 느끼시나요?”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입니다. 많이 많이 남겨주세요.
힘도안줬는데쾌변님께서 “2학년 아이들과 5교시 풀로 수업하고 나서요. 진짜 모든 기운이 빠져나간 느낌이에요.”
공부안했는데백점님께서 “다음 주에 운동회 한다는데 벌써 피곤해요.”
보너스휴가떠날때님께서 “매일이요. 매일! 이런 작고 소중한 월급으로는 매일 피곤하다고요!"라고 남겨주셨네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오늘 소풍을 다녀왔어요.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하는 소풍은 정말 쉽지 않았네요.
소풍은 누가 ‘힘든 요소들 다 모여라!’라고 한 것 같아요.
그냥 줄 세우기도 어려운데, 시선 강탈 요소들이 가득한 바깥에서 줄 세우기는 완전 힘들었고요.
걸어가다 보면 줄이 흐트러지는 건 상수죠.
쓰고 온 모자를 테이블 위에 두고 오기도 하고, 자기가 챙겨온 물을 다 먹었다며 저에게 투정하기도 했어요.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안 다쳐야 하는데’라는 걱정을 계속 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소풍 가서 뛰어노는 건 참 당연하잖아요,
그런데도 마음 같아서는 그냥 뛰지도 않았으면 좋겠더라니까요.
다행히 오늘은 아무도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돌아왔답니다.
한 아이는 결국 모자를 두고 왔지만요.
퇴근하고 나서는 샤워하고 한숨 잤어요.
물론 피곤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더 자야겠어요.
자기 전에 노래 한 곡 들어요.
옥상달빛이 부릅니다.
‘수고했어, 오늘도’
https://youtu.be/U3e4AOd-DzE?feature=shared
*이 글에 있는 사연들은 사실 모두 제 이야기임을 부끄럽지만서도 조심스레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