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디의 담임쌤 마음 사전 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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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X월 XX일 금요일. 안녕하세요, 여기는 건디의 담임쌤 마음 사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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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 내 모습 돌아보기 방송, 고품격 눈으로 듣는 팟캐스트.
건디의 담임쌤 마음 사전 열여섯 번째 시간입니다.
저는 저만 알고 싶은 맛집이 몇 개 있어요.
이 집 너무 맛있으니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싶지만, 그렇게 돈을 많이 벌다가 초심을 잃으면 어떡하냐고 하는 걱정도 동시에 들어요.
그런 곳들 있잖아요. 그때 그 맛이 아닌 집.
잘 되더니 맛에 신경을 못 쓰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곤 하죠.
사실 바뀐 건 제 입맛일 수도 있는데 말이에요.
아무튼 그래서 그 맛집은 귀한 손님이 올 때만 방문하곤 한답니다.
여러분도 여러분만 알고 있는 맛집이 있나요?
한번 나눠주세요! 라고 하면 아무도 안 하시겠죠? 하하!
노래 한 곡 듣겠습니다.
이진아가 부릅니다.
“먹고 싶은 것도 많아“
https://youtu.be/LgHDmuVpRRM?feature=shared
오늘 나눌 담임쌤의 마음은 ‘당황스러움’입니다.
”학교에서, 여러분은 언제 당황스러움을 느끼셨나요?”
짧은 문자 50원, 긴 문자 100원입니다. 많이 많이 남겨주세요.
자리에앉아서공부해요님께서 “애들이 hype boy를 이상하게 불러요. 컺으 아아아아아아~ 뉴진스의 하입 뽀이~ 라고 하는데요?”
연필은쉬는시간에깎아요님께서 “덧셈을 배우고 이제 뺄셈을 배울 거라고 말했더니, 맨 뒤에 앉은 남자아이가 갑자기 ‘오 뺄셈 코리아’ 노래를 불렀어요.”
우유에번호썼나요님께서 “알이 없는 안경을 쓰고 출근한 날, 교장선생님께서 갑자기 부르시더니 안경을 벗어보라고 하셨어요. 그러더니 안경 벗은 게 낫다면서 말씀하시더라고요. 참나!"라고 남겨주셨네요.
마지막 사연은 보내신 분께서는 기분이 꽤 나쁘시겠는걸요? 너무하시네요.
저희 학교는 다음 주에 체육 대회를 진행해요.
코로나 기간에는 하지 못했는데, 3년 만에 체육 대회를 한답니다.
흥미롭게도 아이들은 신나 했고, 선생님들은 얼굴에 그늘이 지기 시작했죠.
오랜만에 하는 체육 대회인데. 선생님들이 하기 싫어하는 건 너무하다고요?
체육대회 해야죠! 당연한 걸요. 문제는 그게 아니에요.
저희 학교는 학년군별로 날짜를 나누어 체육대회를 진행합니다.
1-2학년이 체육대회를 하면, 나머지 학년은 정상 수업이나 학년 주제 활동을 진행해요.
3년 전에는 실내체육관을 빌려서 했어요.
그런데 올해는 운동장에서 한다고 하네요?
운동장에서는 체육대회를 진행하는 동시에 다른 반에서는 정상 수업을 진행한다는 말이죠.
업체에서 와서 스피커를 빵빵하게 사용할 텐데, 저희 반이 수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4교시 동안 운동장에 있어야 하는데, 차광막도 없대요.
아이들은 물론이고 체육 대회를 계속 보조해야 하는 선생님들 또한 땡볕에 서 있어야 해요.
저희 학교는 그늘도 많이 없는데, 있는 그늘도 두 학년이 모두 운동장에 있으면 다 못 쓸 게 뻔해요.
이거 정말 어떻게 하죠.
놀랍게도 이 모든 의견은 회의를 거쳤어요.
부장 회의에서 이런 이야기를 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정이 내려졌답니다.
참 슬픕니다.
저의 아주 아주 짧은 생각으로는 아마 ‘학교에서 이런 행사를 합니다’라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다른 뜻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요.
이렇게 할 거면 교사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이유가 뭐래요.
정말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탈할 수 있겠죠?
이왕 이렇게 된 이상,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으로만 잘 남으면 좋겠어요.
노래 한 곡 들어야겠습니다.
개코와 권진아가 부릅니다.
‘마음이 그래’
https://youtu.be/hGEBtSdEFAU?feature=shared
*이 글에 있는 사연들은 사실 모두 제 이야기임을 부끄럽지만서도 조심스레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