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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 소시민 Jun 24. 2018

환상적인 라파즈

극과 극의 도시

 영원할 것 같았던 버스에서 내려 드디어 라파즈에 도착했다. 처음 마주한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즈의 인상은 혼란이다. 하늘 위로는 케이블카가 날아다니며 길가는 사람과 매연과 차로 뒤엉켜있었다. 그러나 도시에서 좀 더 시간을 보내면서 라파즈의 매력도 알 수 있었다. 혼란 속에 400년 역사가 있다. 그리고 빈곤과 난개발 위로는 새로운 도시상이 보인다. 라파즈는 극과 극의 도시다.

 라파즈는 가파른 분지에 위치해있다. 이 도시의 가장 낮은 지점은  해발 3000M이며 만년설이 있는 해발 6000M의 산을 동네 뒷산으로 하고 있다. 믿기지 않는 환상의 도시다. 전망대에서 도시를 보고 있으면, 눈 앞에 펼쳐진 풍경에 입을 다물기 힘들다.  도시가 존재할 것 같지 않은 지형을 붉은색 벽돌집들과 고층빌딩이 빽빽하게 매우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놀랍다. 인간의 의지와 능력은 상상을 능가한다.

도시의 자연환경은 독특한 대중교통으로 이어졌다. 라파즈의 대중교통은 지하철도, 트램도 아닌 케이블카다. 비교적 최근에 완공된 케이블카는 라파즈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았다. 도시가 분지에 위치한 만큼, 도시 중심지에서 다른 부분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뿐만 아니라 케이블카는 여행객에게 라파즈의 전망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돈을 주고 전망대에 올라가거나 드론을 날릴 필요가 없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락내리락하며 신기한 라파즈의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전망을 즐긴 후 시내에 내려오면 역사도시 라파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난개발로 인하여 쿠스코처럼 과거의 흔적이 많지는 않지만 엘 프라도를 중심으로 볼만한 곳들이 흩어져있다.

 산 프란시스코 수도원과 성당은 좋은 출발점이다. 스페인은 잉카제국을 정복한 뒤, 가톨릭 선교와 효율적인 식민지배의 목적으로 수많은  수도회를 파견했다. 예수회, 도미니카회, 성 프란시스코 등의 수도회들은 주요 도시에 각각의 수도회 건물과 성당을 짓고 포교활동을 벌였다. 이 수도원들은 유럽 양식의 건물이 아니다. 효과적인 포교활동을 위해 곳곳에 원주민 문화의 상징과 건축 양식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수도원을 거닐다 보면, 순간 세비야, 코르도바의 성당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러다가 문 위에 세겨진 잉카 문화의 상징을 보며 남미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성 프란시스코 수도원은 성당, 수도회 건물,  박물관으로 구성되어있다. 약간의 입장료만 내면(20 볼리 비아노) 수도회에서 제공해주는 가이드와 함께 수도원을 탐방할 수 있다. 수도회의 역사, 수도원 각 방에 얽힌 이야기들을 영어 혹은 운이 좋다면 한국어로 들을 수 있다.

 성 프란시스코 수도원에서 길을 건너 골목을 거슬러 올라가면 확 트인 광장이 나온다. 비둘기들로 가득한 이 광장은 볼리비아의 정치 중심지다. 대통령궁과 행정부 청사가 이곳에 있다. 그래서 가끔 격한 시위가 벌어진다. 시위가 끝나면 한번 들려볼 만하다.

 라파즈는 거리는 매연과 혼란으로 가득 차 있지만, 새롭고 환상적인 대중교통이 그 도시 위를 다닌다. 난개발로 철근이 그대로 드러난 벽돌 건물들이 도시를 메우는듯하나 역사적인 건물들과 시장이 중간중간에 숨겨져 있다. 라파즈는 정말 극과 극이 공존하는 도시다.



#라파즈의 액티비티-Death Road


액티비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라파즈는 몇 번 들어봤을 도시다. 도시 인근에 바로 Death Road라고 불리는 유명한 자전거 트레일이 있다. 수많은 투어 업체가 이곳으로의 투어를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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