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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쿄 소시민 Aug 01. 2020

도시다운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2017.12)

     

 같이 지냈던 한국 분은 이틀 전 이과수 폭포를 향해 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터미널에서 배웅을 하면서 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의 버스시간과 가격을 알아봤다. 샅타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의 소요시간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거의 만 하루가 소요되었다. 그런데 가격도 비행기 편도와 비교하여 그리 매력 있는 가격은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충동적으로 살타-부에노스아이레스 간 국내선 비행기를 어제 구매하였다. 

 살타 공항이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역시 땅이 넓은 만큼 항공 여행이 발달한 것 같다. 1시간 반 정도가 걸려 드디어 남미의 파리라고 불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정말 오랜만에 도시 같은 도시를 보았다. 안데스 산중과 우유니 사막, 그리고 아르헨티나 북서부 같은 불모지와 시골에 있다가 도시로 나온 시골 소년 같은 느낌이었다. 한 달여 만에 보는 고층 건물들과 지하철은 낯설었다. 공간을 이동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여행한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우버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풀었다. 

숙소에 도착한 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조금 둘러보았다. 이과수 이후에도, 또 우수아이아 이후에도 다시 오기 때문에 급할 것은 없었다. 도시 자체도 여러 개의 존으로 이루어져 있어, 도시에 올 때마다 한 존을 다 보는 형식으로 계획을 짰다. 남미의 마지막 일정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나의 허브도시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라는 명성이 맞는 것 같다. 예전 파리에서 본 것 같은 건물들이 도시 전체를 매우고 있었다. 심지어 소매치기가 많은 것과 가끔 길거리에서 냄새가 나는 점도 파리와 비슷했다.   숙소가 도심 중심지에 가까워 대부분은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다. 미국 국회의사당을 본뜬 국회의사당 건물을 시작으로, 5월 광장, 그리고 에비타의 큰 벽화가 있는 7월 9일 대로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심지를 모두 돌았다. 사실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단지, 오랜만에 도시다운 도시 속에 있다는 점이 좋았다. 단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다. 거의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비싼 물가 때문에 결국 대부분의 끼니를 엠파냐다로 해결했다. 

 오래간만에 도시 다운 도시에서 여러 가지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볼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단, 항상 나의 허기를 책임져주었던 따듯한 엠파냐다만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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