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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다운 도시

부에노스 아이레스 (2017.12)

by 도쿄 소시민


같이 지냈던 한국 분은 이틀 전 이과수 폭포를 향해 버스를 타고 출발하였다. 터미널에서 배웅을 하면서 나도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의 버스시간과 가격을 알아봤다. 샅타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의 소요시간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거의 만 하루가 소요되었다. 그런데 가격도 비행기 편도와 비교하여 그리 매력 있는 가격은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 충동적으로 살타-부에노스아이레스 간 국내선 비행기를 어제 구매하였다.

살타 공항이 생각보다 커서 놀랐다. 역시 땅이 넓은 만큼 항공 여행이 발달한 것 같다. 1시간 반 정도가 걸려 드디어 남미의 파리라고 불리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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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도시 같은 도시를 보았다. 안데스 산중과 우유니 사막, 그리고 아르헨티나 북서부 같은 불모지와 시골에 있다가 도시로 나온 시골 소년 같은 느낌이었다. 한 달여 만에 보는 고층 건물들과 지하철은 낯설었다. 공간을 이동한 것이 아니라 시간을 여행한 기분이 들었다. 오랜만에 우버가 아닌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숙소에 도착하고 짐을 풀었다.

숙소에 도착한 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조금 둘러보았다. 이과수 이후에도, 또 우수아이아 이후에도 다시 오기 때문에 급할 것은 없었다. 도시 자체도 여러 개의 존으로 이루어져 있어, 도시에 올 때마다 한 존을 다 보는 형식으로 계획을 짰다. 남미의 마지막 일정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나의 허브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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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남미의 파리라는 명성이 맞는 것 같다. 예전 파리에서 본 것 같은 건물들이 도시 전체를 매우고 있었다. 심지어 소매치기가 많은 것과 가끔 길거리에서 냄새가 나는 점도 파리와 비슷했다. 숙소가 도심 중심지에 가까워 대부분은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다. 미국 국회의사당을 본뜬 국회의사당 건물을 시작으로, 5월 광장, 그리고 에비타의 큰 벽화가 있는 7월 9일 대로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중심지를 모두 돌았다. 사실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단지, 오랜만에 도시다운 도시 속에 있다는 점이 좋았다. 단 물가가 생각보다 비싸서 놀랐다. 거의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비싼 물가 때문에 결국 대부분의 끼니를 엠파냐다로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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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도시 다운 도시에서 여러 가지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볼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단, 항상 나의 허기를 책임져주었던 따듯한 엠파냐다만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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