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비즈니스 02/01 리뷰
2020년은 미쓰비시 그룹 창업 150주년이었다. 11월, 150주년 행사장에서 처음 나온 말이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라는 말이다. 한때 일본 재계뿐만 아니라 세계 정상급 기업이었던 미쓰비시 그룹 산하의 기업들은 현재 고전 중이다. 미쓰비시 중공업은 제트기 사업 동결을 선언했으며, 미쓰비시 은행은 스미토모 은행에게 영업이익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그룹의 간판인 미쓰비시 상사 또한 비자원계 상사인 이토츄 상사에게 1위의 자리를 내주었다. 거기에 2020년은 코로나의 한해였다. 그런 위기인 만큼, 원점으로 돌아가 지금까지의 행동을 점검해보자는 취지였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원점은 기업이 처음 시작하였을 때이다. 즉 창업자의 원칙/가르침을 기준으로 현재를 평가하자는 것이다.
닛케이 비즈니스에 따르면, 이는 비단 미쓰비시 그룹에만 한정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미증유의 위기 속, 모든 기업들이 생각해 볼만한 주제이다. 닛케이 비즈니스는 5개의 창업자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그 토지의 자식이 되어라: 자금과 사업의 철저한 현지화를 꾀한 YKK
-”일과 놀아라” : 최초의 컵라면을 개발한 닛신 식품
-”안 좋은 정보일수록 위로 올려라”: 일본 굴지의 산업용 로봇 제조 회사 화낙
-”항상 성의를 가질 것”: 일본 최고층 건물 스카이 트리의 운영자 토부 철도
-”산업 혼”: 세계적인 간장 회사 킨코만
이중 그나마 정신론적 가르침이 아닌 화낙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화낙은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이때 회복에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서플라이어로부터의 조달이었다. 서플라이어의 생산능력(흔히 이야기하는 캐파)이 부족하여, 화낙에도 제대로 조달이 안 되고 있던 때였다.
화낙의 창업자 이나바 세이우에몬(당시 명예 회장으로 은퇴한 상황이었지만 상황을 듣고 직접 담판에 나서기로 했다. 은퇴한 명예회장이 직접 서플라이어들과 만나며, 화낙이 글로벌 벨류체인에서 차지하는 위치와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탑 매니지먼트에서 상황을 인식했다는 것이다. 경영진의 행동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행동력을 뒷밭 힘 하는 판단 재료의 제공, 즉 정보의 공유이다. 평소에도 “문제가 탑 매니지먼트까지 공유되어야 한다”를 강조했다고 한다.
위기를 극복했던 일본 기업의 창업자들의 이야기와 그 교훈이 이번 주의 특집기사다. 코로나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원점을 돌아가 보자는 취지이다. 원점으로 돌아가, 창업자들의 행동과 정신, 그리고 경험을 나침반으로 삼아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한다. 기업의 이념과 문화는 기업의 퍼포먼스에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의 성과를 확보하는 하나의 전략으로서, 창업자의 이념, 생각 방식 등을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있듯이 현재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하여 과거의 경험을 참고하는 것은 물론 올바른 판단이다. 또한 기사의 가장 큰 근거인 기업의 조직문화가 기업의 퍼포먼스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기사 전반에서 일본 특유의 “정신론”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위기 극복을 위하여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여러 개가 존재한다. 기사처럼 원점으로 돌아가 과거의 가르침에서 지혜를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반대로 다른 시간대가 아닌 현재 같은 시간축의 다른 사회, 다른 기업의 위기극복 방법을 알아볼 수도 있다. 혹은 과거의 사례를 인용한다고 하여도, 지금과 비슷한, 20세기 초 스페인 독감 시대의 기업 경영, 혹은 최근 사스 사태 때의 기업 경영에서 사례를 가져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많은 선택지 중에서도 과거 성장기의 일본 기업들에서 사례를 가져온 것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소개된 창업저의 명언/철학이 “산업 혼”, “집념을 갖고 계속 생각할 것”, “어려울수록 가치가 있다” 등의 정신을 강조하는 것이 많았다. 이를 볼 때 아직 사회 전반적으로 정신론에 대한 선호가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기사도 이를 의식하듯이, “경영진이 창업자의 메시지 자체에 집중한다면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뒤쳐질 수 있다”라고 한마디를 추가했다. 창업자의 가르침은 어디까지나 나침반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 한 문단으로 기사 전반에서 정신론의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너무나도 일본적인 해결책이었다.
#주요 단신
-은행에 다시 한번 닥치는 불량채권의 악몽: 코로나 위기 장기화, 올림픽 개최의 불투명으로 인하여 많은 서비스업(숙박업, 음식업 등)의 융자상환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도요타 KINTO: 세대와 지방의 벽에: 도요타 그룹 내 자동차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 KINTO가 예상외로 저조한 실적에 아직 노력 중, 원인은 소비자의 소비행동을 바꾸는 것의 어려움.
출처: 닛케이 비즈니스 2021/02/01편, No.20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