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12.
아빠가 학가 초에 학생 친구들을 처음 만날 때면, 간단한 조사를 해.
그때 꼭 묻는 것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남들이 비웃더라도, 네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칭찬받은 것 20개 쓰기'와 '싫어하는 것 20개 쓰기'야.
그리고 답변을 보면,
좋아하는 것을 20개 채운 친구는 많이 없지만, 싫어하는 것을 채운 친구는 엄청 많아. 20개가 부족해서 더 쓴 친구도 있고...
사실... 아빠도 그래. 좋아하는 것 20개보다 싫어하는 것 20개를 쓰는 게 빨라.
좋아하는 것도 딱히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잘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그런데 단비야.
아빠는 네가 싫어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이었으면 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남들이 비웃더라도 말이야.
싫어하는 것들이 모여 너를 너로 만드는 것보다, 그런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 모여서 단비를 단비답게 만들었으면 좋겠어.
아! 어쩌면 우리는 순간순간 좋아하는 것들을 만날지도 몰라. 그런데 그것이 너무 사소하고, 순간적인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쉽게 잊는 것일지도 몰라.
종종 그런 좋은 것, 즐거운 것을 만나면,
잠시 서서 <좋아해 노트>에 적어 놓는 것은 어떨까?
아빠도 오늘 하나 만들어야겠어!
그리고 아빠는 연구소를 하나 차릴거야. <내가 좋은 것들 연구소> 이제부터 아빠를 소장님으로 불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