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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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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해숲 Jul 15. 2022

그림을 그리는 이유

단비에게 하는 말. 사실 나에게 하는 말. 011.

단비야. 

아빠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 

만약 너의 할머니가 반대를 하지 않았으면, 그림과 관련된 직업을 구했을지도 몰라. 

그런데 아빠는 몇몇 그림 그리기에 대한 상처도 있었단다. (이건 나중에 말해줄게)


그래서 아빠는 늘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언제 한번 제대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 

그러다. 몇 해 전 같은 지리 선생님들 몇 분과 함께 그림 선생님을 모시고 배우기도 했어.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오래 하지 않았지만, 참 행복했었어.


요즘, 일 때문에 그림을 다시 그리고 있단다. 비록 사진 위에 따라 그리는 것이지만...

그리면서 깜짝깜짝 놀라. 

아! 여긴 이렇게 생겼구나. 아! 이 분은 눈썹이 짙네!...

평상시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된단다. 


아빠는 단비가 무엇이든, 자세히. 오래. 봤으면 좋겠어. 

그러다 좋아하는 감정도 생기면 좀... 사랑도 했으면 좋겠어. (이건 아빠가 지리를 가르치면서 언니, 오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


그림은 자세히. 오래. 보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아빠는 단비가 그림 그리기를 즐겼으면 좋겠어. 

다행히. 단비. 그림 그리기 엄청 좋아하지?

아빠도 다시 그림 그리기 시작할까?


이글은 박재동 화백의 <손바닥 아트>의 첫 장이야. 그림을 그리다 생각났어. 


사람을 그리면 사람이 소중해지고
꽃을 그리면 꽃이 소중해지고

돌멩이를 그리면 돌멩이가 소중해진다.


2022년 2월 @집에서


손바닥 아트, 박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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