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은 오후,
너와 종종 걷던 호숫가 주변을 거닐어.
‘내가 좋아하던 커피숍은 사라졌네’
‘우리 저기서 같이 떡볶이 먹었는데’
‘그날은 티격태격하면서 걸었지’ 하며 추억들을 곱씹어 봤어
내가 걷는 이 길 뒤편에, 어느 날의 너와 내가 손을 잡고 걸어가
앞서 가는 내 한 걸음, 한 걸음에 지나간 계절의 향이 흐르고,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가슴 한편에서 타 들어가는 추억들……
감정을 복기하며 걷는 이 길이
비록 슬프지만 너를 잘 잊는 일이기에 마다하지 않으려 해
그 어느 날 행복했던 일요일 오후가 생각나는 오늘
바닥에 선명히 묻어있는 너의 발자국에 내 발을 포개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