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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rard Sep 05. 2017

추억의 소각

일요일 늦은 오후,

너와 종종 걷던 호숫가 주변을 거닐어.

 

‘내가 좋아하던 커피숍은 사라졌네’

‘우리 저기서 같이 떡볶이 먹었는데’

‘그날은 티격태격하면서 걸었지’ 하며 추억들을 곱씹어 봤어

 

내가 걷는 이 길 뒤편에, 어느 날의 너와 내가 손을 잡고 걸어가

앞서 가는 내 한 걸음, 한 걸음에 지나간 계절의 향이 흐르고,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가슴 한편에서 타 들어가는 추억들……

감정을 복기하며 걷는 이 길이

비록 슬프지만 너를 잘 잊는 일이기에 마다하지 않으려 해

 

그 어느 날 행복했던 일요일 오후가 생각나는 오늘

바닥에 선명히 묻어있는 너의 발자국에 내 발을 포개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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