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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rard Apr 01. 2016

내가 하고 싶은 일

 아침에 부스스한 몰골로 일어나 아침밥을 차리며 TV를 켰다. 예전에 나름 재밌게 보았던 ‘무도를 부탁해’ 편이 재방송 중이었다. 시청자가 무도의 PD가 되어 자신이 평소에 시도해보고 싶었던 제재를 무도에 반영해보는 내용이다. PD가 꿈인 한 초등학생이 선정되었고, 방송 제작을 위해 회의를 하던 중 유재석이 초등학생에게 물어보았다.


“예준 군은 방송이 잘 되지 않을까 걱정되지 않아요?”

“네”

“왜요?”

“너무 즐거워서요”


  순간 어이없을 정도로 빠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너무' 즐겁다고 느끼는 그 초등학생이 부러웠기도 했고, 뭔가 알 수 없는 감정에 울컥했던 것 같다. 나도 항상 그런 일을 찾고 싶어 했다. 아니 지금도 찾고 싶다. 정말 너무 즐거워서 내 인생을 다 바쳐도 아깝지 않은 그런 일... 불행히도 아님 다행히도 (그런 일을 찾는 것도 인생의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될 수 있으니까) 나는 아직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했다. 싫어도 하루에 반 정도는 직장에서 보내야 한다. 경제적 활동을 통해 내 몸뚱이가 좋아하는 회며 치킨 같은 음식도 채워줘야 하고, 물질적인 욕구에 대해서 충족시켜 주기도 해야 한다. 경제적 활동이 무조건이 될 수밖에 없는 이 사회에서 너무 즐거워서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일을 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방황하고 불안해한다. 일의 노예가 되어 그저 그런 삶을 살까 봐... 또는 남들과 비교하며 경제적 풍족함을 누리지 못할까 봐... 때론 그 불안감이 너무 커서 목구멍이 턱턱 막힐 때도 있다. 그래도 이런 불안감에 대해 긍정적인 것은 내가 살아 있음에 할 수 있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건전한 사색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불안하다. 즐겁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그 일을 꼭 찾아내서 나도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즐겁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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