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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쏘 Sep 20. 2022

Re-born to be Ribbon

gp

1.

몇달 전 쯤,

16살 때 같은 반이었는데

그 뒤로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과

연락이 닿아서 이야기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18년 만에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 친구과 이야기 할 때 만큼은

내가 18년 전의 나로 존재하는 걸 느꼈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어떤 시기들의 나,

이를테면 15살 16살 18살 23살 버전의 내가 있고

그 네개의 버전의 내가

상황에 따라서 교체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소설가인 친구 J에게도 물어보았다.


"J, 너는 혹시 너의 생각이 특정 나이에 머물러있다는 생각이 든 적 있니. 있다면 몇 살이야?"


그러자 J는 14살이라고 말했다.

소설을 한 편 썼는데 14살 + 현재로 쓰고 있더라며,

19년 전이랑 시간이 겹쳐서 흐르고 있는 것 같다고,

그래서 하루를 살지만

하루에 이틀이나 사흘씩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J의 탁월한 표현을 듣고 보니,


길고 납작한 끈이 이리 저리 중첩되며 접혀

아름다운 리본을 만드는 것처럼,


연속적으로 존재하는 여러 시기의 나 역시

리본처럼 중첩되어 접히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부디, 나의 끝도 리본처럼 아름답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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