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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쏘 Mar 10. 2022

교란된 하나님의 질서 - 헛되다

20220304 오늘을 사는 잠언

전도서 1장 2-3절
2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3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 저자의 말인즉 우리는 목표에 도달할 때가 거의 없으며, 도달한다 해도 생각만큼 만족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말은 유익이 없어 보인다. 요점이 하도 암울해서 많은 사람이 "성경에 이런 말이 있다니 어쩌라는 말인가?"라고 묻는다.
- 해 아래에서라는 말에 답이 들어 있다. 저자는 요즘 말로 사고실험을 하고 있다. 현세 너머에 하나님도 영원도 없이, 오직 해 아래에서 산다고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이 세상이 전부라면 과연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 이 실험에는 두가지 유익이 있다. 첫째, 인류의 죄 때문에 세상이 정말 하나님과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세상이 창조 본연의 역할을 못하다 보니 신자도 인생의 많은 헛됨에 부딪친다.
- 둘째, 그 상태에서 하나님을 거부하기까지 하면 삶이 더욱 무의미해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_팀 켈러, 오늘을 사는 잠언 | 03/04


Q. 당신 삶에서 헛되거나 허무하게 여겨지는 부분은 어디인가? 그 상황 속에 하나님을 모셔 들이면 어떻게 달라지겠는가?


 이전 회사에서 일을 할 때 헛되거나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많았다. 일을 아무리 해도, 더 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메시지가 들리는 것 같았고, 그 일의 결과 역시도 내 기준에서 가치있는 결과물은 아니었기 때문에, 정말 허무함이 컸다. '이게 이렇게 밤을 새고 주말도 반납하며 해야 할 일인가?' 하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선한 가치관을 반영하는 일을 추가로 하기엔 시간도, 체력도, 정신적 에너지도 고갈 된 상태였다. 그렇게 점점 소진된 나는 영적으로도 피폐해져, 내 삶 전체가 헛되고 허무하게 느껴졌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 해 보면, 그 경험 역시도 내게 꼭 필요한 경험이었다. 내가 극한 상황에 처해 번아웃과 우울증을 경험 해 보았기 때문에 내 주변에서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로부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당시에는 허무하다고 생각했던 그 경험이 얼마나 소중하게 다가왔는지 모른다. 


 돌아보면 사람과의 관계에서 허무함을 느낀 적도 있고, 내가 무언가를 계획하고 준비하다가 좌절되었을 때 허무함을 느낀 적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결코 그렇지 않다. 나와 가깝던 사람과 인연이 끊어져도, (물론 잠시 마음은 아프지만) 조금 지나면 허무함 보다는 그 사람과 함께 한 추억에 감사하며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무언가를 계획하고 준비하다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이 역시 당시에는 잠시 속상하지만) 결국에는 그러한 시도를 할 수 있었음에,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게 되었음에 또 감사하게 되었다. 


 멀리 있는 별을 보고 가는 사람은, 돌뿌리에 걸려 넘어져 생긴 상처쯤은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나 역시도 그리하기를 원한다. 주님께서 내게 맡기신 사명이라는 별을 바라보며 나아갈 때에, 여러가지 상황들에 걸려 넘어져 생채기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때 내가 내 마음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그 순간들에 내가 오직 진리 되신 주님을 바라보기를, 그리고 주님께서 예비하신 놀라운 여정을 걸으며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기에 필요한 훈련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하여 결국에 도달하게 될 그 별이 허무함으로 점철된 세상의 인공위성이 아닌, 진리와 사랑으로 충만한 하나님의 성전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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