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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남 Aug 31. 2023

더 수위가 높은 글을 쓰고싶은 것도 사실입니다만

옆집부부의 카마수트라 브런치북 발간했어요.

옆집 부부의 카마수트라, 그간 발행했던 이야기들을 엮어 브런치북으로 만들었습니다.

놀랍게도, 예상했던 대로 여성 독자분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구독자분들도 꾸준히 늘어났지만 댓글은 거의 달리지 않았답니다 ^^




사실 부부생활에 관한 글을 쓰고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해왔습니다.

결혼 16년차, 누구보다 뜨거운 부부생활을 유지중인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하는 데이트때마다 꼭 이런 얘기도 가감없이 나누었는데요.


"여자들은 조금만 가까워지면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 - 그것이 섹스리스 이건, 잘 하고 자주 하는 부부건 - 를 터놓고 이야기 하는데, 남자들은 왜 그렇지 않을까?"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야~라는 말이 남자들 입에서 먼저 나왔다는데, 그럼 그 사람들은 진짜 안할까?"


"남자들 사이에서 본인 혹은 상대방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는 금기시 한다는데, 어떤 심리인걸까?"


"안 하는 (혹은 자주 안 하는) 사람들은 대체 이 좋은 걸 왜 안하는 걸까?"


이야기들은 빠지지 않는 주제이며, 수십 번을 이야기 나누어도 질리지를 않거니와 

둘이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는 고찰을 해봐도 끝이 안 나더이다.


물론 제가 해당 분야에 있어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떤 사례를 통해 연구를 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저 모든 의문들이 일반화를 할 수 없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다른 남자들의 솔직한 생각 또한 결혼 이후 남자 지인들은 가뭄에 콩 나듯 안부인사 정도 주고받는 정도이기에 이것도 불가능 했고요.

남자라고 해봐야 남편 뿐인데, 본인은 열심히 부부생활을 하는 남편 측에 속해있기에 다른 입장에 있는 남자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모든 퀘스천 들은 제 주변에서 정말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기에 - 그리고 동시에 누구나 궁금해하고 흥미를 갖고 있는 주제이기에 - 언젠가는 이런 주제로 글을 써보고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 하지만 누구든지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더라고요.







이런 주제로 글을 쓰고 싶다고 먼저 남편에게 말을 꺼냈을 때, 남편은 우려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음, 이런 주제의 얘기를, 그것도 여자의 입으로 전달하는 게 혹 다른 남자들이 당신을 편견을 갖고 바라보거나 이상한 생각을 하게 될까봐 나는 좀 걱정되는데."


(제가 유명해지고 나면 해야 할 걱정을 벌써부터 하는 건 내 남편으로선 아주 당연했습니다 하하.)



아무튼, 그 얘기를 듣고 다시 저희가 자주 나누던 첫 번째 의문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여자들은, 모이게 되면 부부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토록 편안하게 말하게 되는 걸까요?

(아, 물론 모든 여자들의 모임이 그렇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저는 제 주변과 환경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니 오해 금지!)


제 견해로 머리를 이리저리 굴려 생각해 봤을 때 이런 심리가 자리잡고 있지 않나, 조심스럽게 추측해보건데


"난 하나뿐인 내 남편에게 사랑받고 있는 여자야"

혹은

"내 남편에게 나도 사랑받고 싶어서 고민이야."


이런 심리가 기저에 자리잡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처럼 몇 안되는 지인들에게서 듣는 이야기가 이토록 다양한 긍정과, 에로틱과, 부정과, 우울함과, 권태감 등을 담고 있다는 것을 것을 깨달은 순간


그래, 내가 뭐라고.

이 많은 이야기를 무슨 수로 다 담아내겠어.

그냥 내 얘기나 열심히 해보자. 

난 사랑받는 여자니까. 로 결심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에게 이해를 시켰어요.


"남들에게 당신이 걱정하는 그런 오해를 받지 않도록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겠어.

난 내가 남편한테 엄청난 사랑을 받는 여자라는 걸 자랑하고 싶거든."


그렇게 브런치북으로 우리의 이야기, 그리고 지인들의 이야기를 

사랑받는 아내이자, 더 사랑받고 싶은 여자의 시선으로 엮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남편에게는 제 글을 보여준 적은 없지만 언젠가 책으로 출판할 수 있는 날이 혹!시라도 생긴다면

그땐 엎어진 일이니 주워담기엔 글렀다. 당신도 나 글 쓰고 그림 그리게 냅뒀자네.

그러니까 그냥 받아들여라. 할 생각입니다^^

제가 연재중인 웹툰에서도 보셨듯이, 저는 한 번 마음 먹고 고! 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니까요.


인도풍의 일러스트와 진솔하지만 너무 발칙하지는 않게끔 열심히 머리를 굴려가며 쓴 글을

브런치북으로 나마 엮고 나니 뭔가 뿌듯하긴 하네요.

많이 읽어주시고 좋아요 눌러주셔서 그저 집구석 관종은 기쁠 따름입니다.





카마수트라 라는 제목 답게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작가 퇴출을 시키지만 않는다면

카마수트라 답게 더 높은 수위의 일러스트와 이야기도 담아보고 싶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저는 브런치를 사랑하고 오랫동안 이 곳에서 제 이야기를 하고 싶으니까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으나 이런 글도 출판을 하게 된다면 제 글을 간택해 주신 분들을 위해

더 많은 것을 담고 싶습니다.

실망하시지 않도록 말이지요^^


이렇게 출판에 대한 김칫국 한 사발 드링킹 해보는 오늘 밤 입니다.

댓글 안 달아주셔도 괜찮으니, 좋아요는 눌러주시길.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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