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전희

이럴 땐 여유 좀 부려도 됩니다. 플리즈.

by 정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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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 하시나요? 혹은, 좋아하시나요?

연애할 때 밀당은 필수라고들 하는데요.

저는 가만히 생각해 보면, 밀당에는 정말 재주가 없는 것 같습니다.

꽂히면 직진, 마음먹으면 해내야 하는 성격도 한몫을 하겠지만

특히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건 좋고,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편이에요.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남편도 이런 밀당을 싫어해요.

그래서인지 의사소통을 하면서 뭔가 재려고 하거나, 떠보려고 하는 식의 대화를 한 적이 없는 듯합니다.

게다가 눈치는 또 어찌나 빠른지... 떠보려거든 기가 막히게 찰떡처럼 알아들어서

밀당이라는 상황 자체까지도 가지 못하는 듯하고요.

둘 다 성향과 성격은 다른 편이지만, 이제는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아서

의사소통에서 만큼은 눈빛만 봐도 찰떡처럼 의견이 같고 잘 맞는달까요?

연애 때도 특히 서로에 감정에 대해서는 괜히 뜸 들이고 애태우는 것 없이

둘 다 무조건 직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직진녀에게도 밀당을 좋아하는 순간이 있나니

침대 위 둘만의 시간을 가질 때입니다. 후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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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부는 관계를 자주, 혹은 습관처럼 잘하는 편에 속하다 보니

횟수가 많다는 건 그만큼 단조롭거나 평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밤은 많았어도 같은 밤은 없었던 건

그 관계 속에서 수많은 밀고 당기기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빠른 것보단 천천히 음미하듯 하는 게 더욱 즐겁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급한 불 끄듯 후다닥 삽입부터 하는 건 정말,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몸에서의 반응이 벌써 다르거든요.

분위기에 따라서 제가 빠르게 리드하거나 리드당하는 날도 있지만

글쎄요. 생각해 보면 손에 꼽는 듯합니다.



카마수트라서도 전희의 시간을 무척 중요하게 다룹니다.

키스에서도 정성을 들이고, 애무를 하는 데에도 다양한 방법과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 대해

무척 비중을 두고 설명을 하고 있고요.

꼭 옷을 벗고 나서 본 게임(?!)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닌

그 이전의 단계부터 전희의 시작이라고 카마수트라는 언급합니다.


"꽃의 향기가 가득한 쾌락의 방에서,

남자는 몸을 청결하게 하고 아름다운 옷을 차려입은 후 여자를 맞아들여야 한다.

그는 그녀를 초대하여 기운을 돋우고 자유롭게 술을 마신다.

그는 그녀의 오른편에 앉아 왼팔로 그녀를 부드럽게 껴안고 오른손으로 애무한다.

남녀는 다양한 주제로 경이로운 대화를 계속 나눈다.

다소 외설적인 이야기 혹은 그저

사회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은밀한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그 후엔 노래를 부르고 악기를 연주하거나, 예술에 관한 대화를 나누거나,

상대방에게 술을 권할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성적 결합을 위한 전희에 속한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그는 여자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옷자락 끝에 달린 매듭의 끝부분을 풀어준다

-KamaSutra-






카마수트라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전희의 기준이 옷을 벗고 나서부터가 아닌

그 이전의, 쉽게 말하자면 편하게 대화하고

소위 분위기 잡고 유혹하는 그 시간부터

전희의 시간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술 한잔을 함께 곁들이는 시간, 대화하는 시간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들으며 서로에게 녹아드는 그 시간까지도 말이죠.

제가 이전에 이야기했던 부부의 데이트도 어찌 보면 전희의 연장선이었던 거였네요.

(거 봐요, 데이트 좋다니까요?)


물론 한 겹씩 빗장을 해제해 나갈 때마다는 더욱더 정성을 들여야 하겠지만

그 이야기들은 카마수트라를 바탕으로 추후에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런치, 다뤄도 나 괜찮은 거죠?)


스텝 바이 스텝,

부부사이일수록 느슨해지고 평범해질 수 있는 습관과도 같은 잠자리에서

조금 더 정성을 쏟으신다면

오래간만에 별이 쏟아지는 경험을 하실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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