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쇼호스트 성장기 (2)

당신은 어떻게 당신의 일을 시작하셨나요?

by 허성현

“당신은 어떻게 당신의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나는 당시 이런 건방진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도 저 정도는 하겠는데?”


이커머스 MD로 3년 정도 일하며 나는 라이브 커머스 현장에 갈 일이 많았다. 일이었음에도 나는 라이브 현장 방문을 좋아했다. 스튜디오에 가면 카메라 앞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쇼호스트들을 보며 묘한 흥분에 휩싸였다. 한 시간 내내 땀 흘려 말하는 그 열정을 동경했다. 막힘없는 화술과 혼신의 힘을 다해 제품을 빛나게 하는 에너지를 부러워했다.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들과 올라가는 매출, 그걸 즐기는 듯한 약간은 상기된 쇼호스트의 표정을 보며 나는 조금씩 그들에게 빠져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마음속 열정이 커져가기 시작했고, 도대체 무슨 용기에서인지 나는 그날 저녁 아내에게 말했다.


“여보, 나 쇼호스트 한번 돼볼래!”


그렇게 내 쇼호스트 라이프가 시작되었다. 그 이후 2년 가까운 시간, 나는 오늘도 아름다운(?) 방황 중이다.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무슨 그런 말씀을요.”라고 답할 것이다. 원래도 대단할 것 없었던 벌이는 반 토막이 나고, 방송이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부족한 방송을 모니터링하며 거의 울기 직전까지 가는 내가 짠할 때도 있지만, 난 여전히 그 결정의 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 가지를 말해본다면 이렇다. 프리랜서로의 삶은 길을 걷는 게 아니라 실시간으로 내가 걸어갈 길을 직접 만들며 걸어가는 느낌이다. 당연히 어렵고 방향도 모르겠지만, 뒤돌아 내가 걸어온, 아니 내가 만들어온 길을 볼 때는 도파민이 우주를 뚫어버린다. 어쩌면 난 이 맛에 빠진 걸지도 모른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지 못한다. 다만 그게 언제이건,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 어쩌면 이게 지난 2년 동안 내가 배운 가장 중요한 교훈인 듯싶다.


라이브 커머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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