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더 글로리 - 당신의 ”영광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초보 쇼호스트로서, 매 방송 매 순간이 고군분투의 연속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그저 방송이 너무 하고 싶었다. 마치 슬램덩크 정대만의 “선생님… 농구가 너무 하고 싶어요” 같은 간절함이랄까.
어쩌다 한 번 주어진 기회를 붙잡아 방송을 마치고 나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늘 자괴감에 빠지곤 했다.
‘왜 이렇게 못나 보이지?’
‘옷은 왜 그렇게 입었지?’
‘표정은 또 왜 저래?’
‘나는 대체 왜 이렇게 방송을 못하는 걸까…’
그런 시간을 지나며, 어떻게든 방송 경험이 하나둘 쌓여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그래도 좀 괜찮았는데?”
그게 매출 때문이었는지, 어쩌면 들어줄 만했던 한 줄의 멘트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전체적인 방송의 흐름이 나쁘지 않아서였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날은 왠지 모르게, 스스로 아주 미약하지만 내 안의 첫 알을 깬 날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날의 방송은 특별할 거 하나 없는 방송이었지만, 그날 나는 꽤나 신이 났다. 늘 내게 좋은 조언을 해주던 동료이자 선배에게 신나서 카톡을 보냈고, 잔뜩 들뜬 마음을 쏟아냈다. 그때 그 선배는 내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
“정말 잘했어. 쇼호스트로서 그런 (스스로의) 영광의 순간들을 모아가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야.”
지금도 그날의 방송을 다시 보면 얼굴이 뜨거워질
정도로 민망할 거다. 그럼에도 그 선배의 말은 내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았다.
그날의 방송이 어땠든, 그 당시 내 실력이 어땠든, 그건 분명히 나만이 가질 수 있는 ‘영광의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어쩌면 나만의 영광의 순간들을 하나하나 모아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