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나의 편
오늘도 신나게 방송을 마쳤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방송을 하게 되어 평소보다 더 설레었다. 이렇게 새로운 방송을 하고 나면 집에 돌아와 들뜬 마음으로 포트폴리오를 열고, 새롭게 진행한 방송의 이미지와 링크를 추가하곤 한다. 방송 기록을 열어보니 어느덧 100개를 넘어선 내 방송 기록을 보게 되었다.
우선 어찌어찌하다 보니 100개라는 의미 있는 숫자를 넘긴 방송 횟수에 감사했다. 또 이 100개의 방송이 나를 조금씩 성장하게 했음에 감사했다.
돌이켜보면 정말 많이 변했다. 웃음도, 이미지도, 방송을 대하는 태도도 처음의 방송과는 참 많이 달라졌다. 나는 이게 시간의 힘이라 믿는다.
나는 평소에도 ‘쌓인다’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세상에 의미 없는 일이라는 건 드물고, 무엇이 되었든 간에 어떤 선택을 하고 경험을 한다면, 그건 결과를 떠나 모종의 경험이 내 안에 고스란히 쌓인다고 믿는다.
난 평생을 내 안에 쌓아온 그 무엇인가로 프리랜서라는 험난한 길을 걸어가고 있고, 지난 100번의 방송 역시 무엇이 되었건 내 안에 많은 것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쌓임은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를 변화시켰을 것이다.
이제 와서 쇼호스트로서 나를 자가 평가해 보자면, 슬프게도 나는 타고난 쇼호스트는 아닌 것 같다. (처음 시작할 땐 나도 내가 천재 쇼호스트라고 믿고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남들은 10번이면 배울 걸 난 이제야 깨달은 부분도 많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흘러 200번, 300번의 방송이 내 안에 쌓였을 때 내가 확신하는 건, 그래도 지금보다는 또 한 번 나아지리라는 믿음이다. 난 딱 그만큼만 시간의 힘을 믿는다.
그리고 결국 시간은 나의 편이라 믿는다. 아니, 시간은 우리 모두의 편이라 믿는다.
결국 오래 하면, 꾸준히 하면 나는 사람마다의 속도는 다르지만 오래 한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어떠한 영역이 있다고 믿는다.
내 어머니는 나름 자신의 분야에서 명성이 있는 프리랜서시다. 그런 어머니가 퇴사를 한 나에게 한 말이 있었는데.
“딱 10년, 10년 해보니 그제야 좀 알겠더라.”
그러니 미리 재능이 어쩌고, 일이 어쩌고 걱정할 필요는 없으리라. 나 역시도 언젠가는 내 아이에게 같은 말을 해줄 날이 올 거라고 진심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