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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영 Jan 03. 2018

트레바리의 여덟 번째 시즌을 시작하며

더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1801 시즌이 시작됐습니다. 어느덧 여덟 번째 시즌입니다. 이번 시즌부터는 두 곳의 아지트에서 총 150개의 독서모임이 돌아갑니다. 1701 시즌 때 클럽 개수가 60개였던 걸 생각하면, 1년 동안 두 배 조금 넘는 양적 성장을 해온 셈입니다. 보통 규모가 커지다 보면 퀄리티를 놓치기 쉬운데, 다행히 리텐션 등 내부적으로 고객 만족과 직결돼 있다고 판단하는 핵심 지표들은 계속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트레바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을 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올 한해도 열심히 달려보겠습니다.


항상 그래왔듯, 이번 시즌에도 트레바리는 큰 변화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역시 안국 아지트 오픈입니다. 설레는 만큼 쫄리기도 합니다. 안 그래도 작은 회사인데, 이렇게 쪼개져서 일을 하는 게 과연 잘 하는 짓인지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최선을 다해서 팀웍을 다져보는 수밖엔 없겠지만요. 대표로서 이번 시즌에 제일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팀웍 다음으로 이번 시즌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소통입니다. 지금까지 트레바리는 참 게으르게 소통해 왔습니다.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 생소한 서비스라 이해하기도 어렵고 오해를 사기도 쉬운데, 지금까지 회사의 리소스를 커뮤니케이션에 투자하는 데 보수적이었던 이유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회사가 너무 작았습니다. 지금도 트레바리는 여전히 작은 회사지만, 1709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한 사람이 전혀 관련없는 몇 가지의 업무를 도맡아 하지 않고는 회사가 굴러가기 어려웠습니다. '꼭 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일'이 아니면 어떤 일에도 선뜻 손을 댈 수 없었습니다.


둘째. 결과로만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일종의 오기 같은 게 있었습니다. 프로는 결과로 모든 걸 설명합니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또는 얼마나 열심히 할건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이 모든 영역에서 프로페셔널할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는 창업가로서 트레바리가 만들어내는 사회적 가치를 과거형으로만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변화를 만들어 냈습니다'라고.


그러나 다음 두 가지 이유로 우리는 트레바리의 이야기를 좀 더 열심히 나눠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영리 기업으로서 트레바리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일구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수한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좋은 브랜드가 필수적입니다. '트레바리'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미지가 제각각이면, 고객 획득 비용도 올라가고, 서비스와 핏이 맞는 고객을 유치하기도 어려우며, 그에 따라 고객의 만족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런 곳입니다, 그러니 이런 분들이 오시면 좋습니다'라는 설명을 지금보다 훨씬 잘 해보려 합니다.


둘째. 트레바리 멤버분들을 욕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트레바리에 오시는 분들은 19만원 또는 29만원이라는, 관점에 따라서는 적지 않은 돈을 내고, 혼자서라면 읽지 않았을 책을 읽고, 독후감까지 쓰고, 소중한 시간을 내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려 하는 분들입니다.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이 멋진 분들이, 저희의 소통 능력 부족으로 인해 때로는 '허영에 찌든 채 이성과의 만남만 추구하는' 사람들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아마 2018년부터는 저를 포함한 크루들의 이야기를 좀 더 열심히 들려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온라인 공간에 글도 좀 더 열심히 쓸 거고, 오프라인에서 멤버분들과 직접 만나는 기회도 늘리려 합니다.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고민들을 하고 있는지, 어떤 시도들을 할 예정인지 등 다양한 화젯거리로 찾아뵙겠습니다. 이런 소통이 트레바리라는 회사의 성장에도, 그리고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만드는 데에도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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